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은 최근 임대차 3법 개정과 관련해 '전월세 시장 변화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제도 시행의 기대 효과와 부작용,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 등을 제시했다.
전월세신고제를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으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돼 내년 6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
직방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이번 임대차 3법 시행을 통해 세입자의 정주 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임차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3.2년인데, 이번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로 최소 4년(임대차 보장기간 2년+계약갱신요구 1회 2년)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어 임차인의 거주기간이 길어지고 잦은 이사로 인한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임대차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로 확정일자가 부여되고 임대인의 임대수익이 양성화되면, 보증금 반환에 관한 세입자 권리가 보장되고 임대소득 관련 과세도 한층 투명해질 것이라고 직방은 설명했다.
이밖에 직방은 전세가격의 변동성을 축소시킴으로써 높은 전세가율을 레버리지로 활용한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방식)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임대료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갱신 청구권이 지난달 31일부터 곧바로 시행되는 반면, 규제의 기준이 될 임대차 실거래가 신고의무제는 내년 6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정책 수용의 혼선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지자체별 전월세 상한요율 설정에 있어 혼선을 빚거나 임대인의 불만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직방은 지적했다.
국토부는 전월세신고제는 1년 뒤 시행되지만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직방은 전월세 주택의 공급 감소를 우려했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지면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이어지고 있고, 7.10 부동산대책에 따라 매입임대 사업자제도가 폐지돼 자율성과 수익률 악화 우려로 주택임대사업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울 등 도심 일부지역은 장기적으로 임대료가 다시 불안해지거나, 세입자를 가려받는 '렌트 컨트롤' 현상, 집주인이 전입신고 후 빈집으로 비워두는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직방은 우려했다.
직방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2018년 39만 2665가구, 지난해 32만 3699가구, 올해 27만 2205가구, 내년 22만 2514가구로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 다주택자 종부세 요율 인상과 매입임대사업자제도 폐지 등으로 인한 임대인의 세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이면계약' 가능성도 우려 대상이다.
이밖에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핫 마켓'과 달리 공급과잉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는 '콜드 마켓'에서는 정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임대수익률이 낮아지면 장기적으로 임대인은 소극적인 집수리로 대응하는 등 지역의 슬럼화나 임대차의 질적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등도 단점이라고 직방은 밝혔다.
직방은 이같은 '임대차3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들도 제시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차시장의 가격안정을 위해 임대기간이나 임대료 등 직접적 규제 외에, 민간임대의 재고 축소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와 바우처(voucher) 같은 임대주택 보조책 등이 확대 병행돼야 제도 변화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함 랩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권 전매규제기간이 최대 10년으로 장기화되면서 향후 도심 내 신축아파트 유통매물 부족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3기 신도시, 도심 속 유휴부지, 정비사업을 통한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 방안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차인과 임대인의 균형 있는 보호도 주문했다.
함 랩장은 "임대인에 대한 제도균형과 사유재산권 침해 최소화 차원에서 임대차 종료 정당사유 외에 세입자 퇴거사유와 재계약 거부사유를 좀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제도변화 수용을 위한 경과규정도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