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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낙하산 인사 논란 재점화...모피아 잔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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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낙하산 인사 논란 재점화...모피아 잔치판

한국증권금융, 거래소, 손보협회 이어 은행연합회도 가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박용진 의원실이미지 확대보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박용진 의원실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인사시즌을 맞은 금융기관이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무부와 마피아를 합쳐 부르는 모피아 출신들의 잔치판이 되풀이 되는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금융기관 수장 후보로 속속 내정되거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에 내정된 것을 비롯해 유광열 금융감독원 전 수석부원장이 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에 단독후보로 결정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정 내정자는 과거 재무부 출신으로 한국증권금융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이어 손보협회장까지 3차례 연이어 금융 유관 기관장을 차지하게 된다.

낙하산 인사 논란에 은행연합회도 가세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에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그동안 재정경제부 출신인 박병원, 신동규, 유지창 회장 등 역대 회장 12명 중 8명이 재경부와 한국은행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다만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김태영 현 은행연합회장에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생각이 없다”며 “은행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업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게 자연스럽다”는 견해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민간은행 출신들도 거론되고 있는데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등이다.

은행연합회는 다음 주중 후보을 추천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또 다시 관피아, 모피아 출신이 자리를 꿰찰지 주목된다.

금융기관 낙하산 논란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권에 만연한 전관특혜 문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지난 10일 박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던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금융위 차원의 쇄신안 마련 진행상황에 대해 물었다.

박 의원은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1월 1일 임기만료가 되자마자 손해보험협회장으로 내정된 것과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퇴직한지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검사대상으로 삼았던 서울보증보험 대표직에 응모한 것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모든 사기업이나 협회가 기관에 유리한 관련 공직자를 모셔가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4년 뒤, 5년 뒤 내가 갈 수도 있는데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냐. 그럼 공무원 재취업 심사는 왜 있냐”고 비난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업계에 있는 분들이 좋은 분들을 모셔간 것이기 때문에 금융위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 “언론기사는 다 추측”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수출입은행장을 했는데 수출입은행 직원이 거래 기업을 가는 건 맞지 않겠지만, 금융위에서 30년 일했다고 해서 죄를 지은 거냐?”고 반문했다.

은 위원장은 도 “다음에 갈 걸 대비해서 봐줄 거라고 예단하면 어느 공무원이 일을 하겠냐. 공무원들도 자리에서 소신껏 일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공무원 전체를 다 모독하는 일”이라면서 “최적의 사람, 능력 면에서 훌륭한 사람이 기관에 가서 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금융위원장이 그렇게 안일하게 말하면 안 된다”면서 “대통령이 전관특혜 전관예우 얘기했는데 그게 공무원 모독하는 거냐”고 말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