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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 LG전자 스마트폰, 적자 탈출 '절반의 성공' 거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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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 LG전자 스마트폰, 적자 탈출 '절반의 성공' 거뒀나

이연모 부사장, 3년만에 등장한 '2년차 MC사업본부장'…내년에는 사업 성과 내야

이연모 MC사업본부장. 사진=LG전자
이연모 MC사업본부장. 사진=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적자 개선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길은 멀다. 이연모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올해 원가 절감과 플래그쉽 브랜드 재편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

LG전자는 이연모 부사장을 유임하면서 MC사업본부에 대해 사실상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사실만으로 MC사업본부의 부진 탈출 전략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플래그쉽 브랜드 전략을 재편했다. 그동안 G, V 시리즈로 대표되는 플래그쉽 브랜드를 없애고 제품의 특성에 맞는 네이밍을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는 'LG 벨벳'을 출시했고 하반기에는 '이형(異形)' 스마트폰 'LG 윙'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앞으로 '바(bar)형' 스마트폰인 '유니버셜 라인'과 '이형' 스마트폰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로 상·하반기 플래그쉽 모델을 나누기로 했다.

5월 출시한 LG 벨벳은 아크형 바디 디자인에 후면 물방울 카메라를 장착해 깔끔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특히 아이폰과 갤럭시 모두 ‘인덕션 디자인’으로 논란이 됐을 때 간결한 후면 카메라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9월 출시한 LG 윙은 전면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눕히는 스위블 모드를 활용하면 디지털 캠코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타일러스펜을 탑재해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됐으며 짐벌 카메라로 다양한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MC사업본부는 브랜드 재편과 함께 생산 거점을 옮기고 ODM 생산을 늘리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LG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중 ODM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사실상 플래그쉽 모델을 제외한 중저가 모델 대부분을 ODM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ODM사업실을 ODM사업담당으로 격상시켰다.

ODM 생산방식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와 부품 수급까지 맡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업체는 제품의 기획과 마케팅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장 실적 개선 효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148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꾸준이 적자폭을 줄이고 있으며 전년 동기 대비 200억원 가량 적자를 줄였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 적자다.

수익을 책임져야 할 플래그쉽 모델이 준 플래그쉽 수준의 가격을 채택하면서 실적으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LG 벨벳은 출고가가 89만9800원으로 갤럭시S20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0 FE와 같은 수준이다. LG 윙의 출고가는 109만8900원으로 '이형'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2가 240만원대인 것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당장 고가 정책을 통해 수익을 높이는 대신 점유율을 확보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출시를 앞둔 롤러블폰의 출고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폴더블폰의 경우 사실상 디스플레이 비용 때문에 출고가가 200만원을 넘어가버렸다. 이보다 더 혁신적인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만큼 LG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고가의 제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LG 윙.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 윙. 사진=LG전자

◇3년만에 등장한 '2년차 MC사업본부장'…내년에도 거는 기대 크다


이연모 MC사업본부장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유임되면서 내년에도 MC사업본부를 이끌게 됐다. 이로써 2018년 이후 첫 '2년차 MC사업본부장' 타이틀을 얻게 됐다.

앞서 황정환 現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은 2018년 조준호 전 사장에 이어 MC사업본부를 맡았다. 마케팅 전문가인 조준호 전 사장에 이어 MC사업본부를 맡게 된 엔지니어 출신 황 부사장은 스마트폰의 기본기인 A(오디오), B(배터리), C(카메라), D(디스플레이)를 강조한 제품을 내놨다.

특히 그동안 LG전자는 오디오에 혁신을 더한 스마트폰을 내놨으나 황 부사장 체제에서 펜타 카메라를 장착한 V40을 처음 출시했다. 또 플래그쉽 스마트폰에 LG전자 AI 브랜드인 ‘씽큐’를 더해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융복합사업개발실장을 겸직하던 황 부사장은 연말 임원인사에서 융복합사업개발실이 '부문'으로 격상되면서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HE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권봉석 사장이 겸직으로 MC사업본부까지 책임지게 됐다.

권봉석 사장 체제에서 출시된 V50은 '듀얼 스크린'을 첫 적용한 모델로 LG 플래그쉽 모델 중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 듀얼 스크린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스마트폰 혁신 모델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권 사장은 조성진 전 LG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물러나면서 올해부터 대표이사 자리를 맡게 됐다. 그 빈자리를 현재 이연모 부사장이 채우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MC사업본부장이 바뀜에 따라 스마트폰 사업전략도 매번 바뀌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역시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혼란을 빚어왔다. 당초 상반기 G 시리즈, 하반기 V 시리즈의 전략을 취했으나 대외 여건에 따라 G 시리즈와 V 시리즈가 동시에 출시되기도 했고 일부 기능을 추가한 하위 모델이 출시되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적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부에서도 조바심이 생기는 것 같다"며 "이연모 부사장 체제에서 마련된 전략을 2년차까지 지켜보기로 한 만큼 올해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