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百 판교점 ‘연 매출 1조’ 등극…'코로나19도 뚫었다'

공유
0

현대百 판교점 ‘연 매출 1조’ 등극…'코로나19도 뚫었다'

지난해 매출 1조 74억 달성…개점 5년 4개월 만 '1조 클럽' 가입
MD 경쟁력과 차별화된 체험요소, 광역 상권 고객 증가가 주효
명품 보강하고 전층 단장해 국내 대표 백화점으로 도약할 것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에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에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 5년 4개월 만에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에 ‘1조 클럽’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이 지난해(1월~12월) 누적 매출 1조 74억 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2019년 매출(9200억 원)보다 9.4% 신장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점 매출 1조 돌파는 2015년 8월(8월 21일) 개점 이후 5년 4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로, 서울·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1조 백화점’이란 기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수도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영업면적(9만 2578㎡, 2만 8005평)을 기반으로 오픈 첫해 4개월만 영업 매출 3000억 원을 달성한 뒤, 이후 매년 5~10%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매출이 7250억 원인 걸 고려하면, 4년 만에 매출이 4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번 연 매출 1조 원 돌파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오프라인 매장 침체라는 악조건을 뚫고 거둔 성과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실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중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점포는 판교점과 압구정본점(전년 대비 3.5% 신장) 두 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백화점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도 판교점이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그간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판교점은 올 하반기 이후 명품 브랜드 유치와 전 층 새 단장이 계획돼 있는 데다, 주변 상권 개발도 예정돼 있어 이 지점의 성장세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판교점, '1조 클럽' 가입한 원동력은?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의 매출 1조 돌파의 원동력으로 ▲국내 백화점 최고 수준의 MD 경쟁력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과 문화 경험 제공 ▲구매력 있는 핵심 고객층 보유 ▲광역 상권 고객 증가 ▲지역 상권과의 동반성장 노력 등을 꼽았다.

판교점은 2015년 문을 연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키며 서울 강남 백화점에 버금가는 명품 라인업을 갖췄다.

또 축구장 두 배 크기인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1만 3860㎡, 4192평)도 빼놓을 수 없다. 판교점에는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많은 130여 국내외 맛집과 식음료(F&B)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전문점 ‘이탈리(EATALY)’를 비롯해 프랑스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 ‘몽상클레르’,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된 해외 맛집들이 즐비하다. 이뿐만 아니라 대구 유명 빵집 ‘삼송빵집’, 65년 전통의 국밥집 ‘부민옥’, 인천 차이나타운 맛집 ‘신승반점’ 등 지역 유명 맛집도 만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판교점이 유통업계 식품관의 격(格)과 퀄리티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MD 경쟁력 덕분에 지난해에만 판교점에 2600만 명의 고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 현대백화점 15개 전 점포의 평균 방문객인 1000만 명을 2.5배 웃도는 수준이다.

또 판교점은 단순히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경쟁력인 ‘체험’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했다.

대표적인 게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의류 매장 40~50개를 둘 수 있는 공간(2736㎡, 830평)을 2개의 전시실과 그림책 6500권으로 채웠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5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판교점 대표 명소이자, ‘킬러 콘텐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인 판교점 ‘1층 열린광장(660㎡, 200평)’과 10층 문화홀(760㎡, 230평)도 각종 전시회나 문화공연, 명품 팝업스토어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으며 고객들에게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쿠사마 야요이와 김환기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아트 뮤지엄’에는 한 달간 약 10만 명의 고객이 다녀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되고 새로운 콘텐츠로 고객들의 경험을 확장한 게 고객 유입과 매출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핵심 상권의 구매력 있는 고객층과 함께 광역 상권의 고객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매출 1조 돌파에 한몫을 했다. 판교점이 위치한 경기 분당·판교 지역은 소득 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유행에도 민감해 ‘제2의 강남’으로 불린다. 그 때문에 판교점의 VIP 고객 수는 지난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10㎞ 이상 떨어진 용인·안양·수원(광교)·여주 등 광역 상권에서 판교점을 찾는 원정 고객도 매년 늘고 있다. 광역 상권 매출 비중도 2015년 38.6%에서 지난해 55.3%로 늘어났다. 이는 현대백화점 15개 전 지점 평균 광역 상권 매출 비중(30%)보다 20%P 이상 높은 수치다.

이 밖에도 경기 성남·판교 등 지역 상권과의 상생·동반성장 노력이 판교점의 성장에 일조했다.

상권 전체 ‘파이’를 키우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판교점은 2019년 성남시와 ‘지역경제 활성화’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판교점은 성남시 소재 스타트업과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판로 개척을 위해 팝업스토어 행사를 마련했으며, 지역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음식물 처리기를 지원하고 집기를 교체하는 등 노력으로 지역 상권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현대百, 판교점 계기로 성장 속도 낼까?


현대백화점은 이번 매출 1조 돌파를 발판 삼아 판교점을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와 전층 개편 공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주변 상권 개발에 따른 잠재 고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명품 라인업 보강에 나선다. 올 하반기 이후 판교점에 프랑스 주얼리 ‘부셰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 10여 개의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며, 명품 핵심 브랜드 유치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경우 내년 오픈을 목표로 이르면 올 하반기에 착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라면서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와도 입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함께 판교점 전 층에 대한 개편 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먼저 올해 안에 영앤 리치(젊은 부유층)를 겨냥한 ‘2030 고객 전용 VIP 라운지’와 럭셔리 남성 전문관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2년 이후 지하 1층 식품관과 1층 화장품 매장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며, 럭셔리 슈즈 전문관(슈 라이브러리), 아동 전문관(키즈 파크) 등 다양한 전문관도 새롭게 꾸며 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판교점 주변 상권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향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판교점과 직선 3㎞ 내에 위치한 제2테크노밸리에 기업들의 입주가 올해 본격화되는 데다, 제3테크노밸리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주변 신규 아파트 입주도 5700세대 규모로 예정돼 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명품 핵심 브랜드 유치 등 초럭셔리 전략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해 판교점을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 넘버원 ‘쇼핑 랜드마크’로 키워나갈 방침이다”라면서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다른 백화점도 고객의 생활에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메가 라이프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