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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미래다"…IT·전자업계, 사업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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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미래다"…IT·전자업계, 사업 역량 집중

KT, AI·로봇 인재 대거 영입…B2B·비대면 사업 선봉장 역할
LG전자, '클로이' 라인업 확대…전장사업과 미래 먹거리 '투톱'
삼성전자, '삼성봇' 라인업 확대…현대차, 자율주행 시너지 노려

KT와 현대로보틱스가 개발한 산업용 로봇.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KT와 현대로보틱스가 개발한 산업용 로봇. 사진=KT
LG전자에 이어 KT도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뿐 아니라 통신기업 역시 로봇을 새로운 먹거리로 정하면서 산업계 전반에서 로봇의 비중도 더 커지고 있다.

KT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이통사들 중 처음으로 AI로봇사업단을 신설했다. 이어 최근 AI·로봇 분야의 인재를 대거 영입하고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AI로봇사업단장은 ABB코리아에서 로보틱스사업부를 거쳐 사업부 총괄을 역임했던 이상호 총괄을 영입했다. 이상호 단장은 AI로봇사업 BM과 상품개발을 담당한다.

이어 세계적 권위자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를 자문으로 영입했다. '딥러닝 및 AI 영상인식' 기술 자문으로 한보형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위촉했고 배순민 박사를 AI2XL(AI To Everything Lab)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1980년생인 배순민 박사는 융합기술원 내 신설되는 AI2XL연구소장을 맡아 AI 1등 기술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해 KT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KT는 로봇사업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함께 비대면 사업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지난해 11월 B2B 사업 브랜드인 ‘KT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고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같은 해 6월에는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10%를 500억원에 인수하고 스마트팩토리 분야와 지능형 서비스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제조분야에서는 KT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협동로봇과 생산공정 자동화 관리 등을 통해 생산관리에 최적화 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LG 클로이 살균봇.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 클로이 살균봇. 사진=LG전자

KT와 함께 LG전자도 로봇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두 회사는 KT가 주도하는 AI원팀에 합류해 AI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로봇 사업에 뛰어들어 공격적인 M&A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어 산업용 로봇 기업인 로보스타를 인수하고 엔젤 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때 만들어진 LG전자 로봇사업센터는 지난해 말 BS사업본부로 이관했다. BS사업본부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로봇사업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B2C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의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온라인으로 열린 CES에서 비대면 방역로봇인 LG 클로이 살균봇을 선보였다.

LG 클로이 살균봇은 UV-C 램프를 이용해 세균을 제거한다. UV-C 자외선은 100~ 280㎚ 파장의 자외선으로 각종 세균을 제거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이 로봇에 있는 UV-C 램프가 50㎝ 이내 거리에 있는 대장균을 99.9% 살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 로봇은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술을 기반으로 동작한다. 로봇의 높이는 160㎝ 정도이고 몸체의 좌우 측면에는 UV-C 램프가 있다. 로봇은 실내 공간을 누비며 사람의 손이 닿는 물건들의 표면을 살균한다. 호텔, 병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분리되고 독립된 공간이 많은 건물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데 유용하다.

그동안 LG전자는 클로이 브랜드를 통해 수트봇, 바리스타봇, 서브봇, 안내로봇, 홈케어로봇 등을 선보였다. 가정을 시작으로 매장과 일상 공간 곳곳에 LG전자 로봇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철수설과 함께 로봇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에 대한 역량을 줄이는 만큼 로봇과 전장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온라인으로 열린 CES에서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고 있는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초 온라인으로 열린 CES에서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고 있는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 사진=삼성전자

이 밖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경제계를 주도하는 대기업들도 로봇 사업으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삼성봇 핸디’와 ‘삼성봇 케어’를 공개했다. '삼성봇 핸디'는 이 행사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으로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다.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데 유용한 미래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앞서 CES 2019에서 처음 공개한 '삼성봇 케어'는 업그레이드 된 모델로 올해 CES에 등장했다. ‘삼성봇 케어’는 기존의 노약자 케어 외에도 다양한 가족 구성원으로 범위를 확대해 일정관리·헬스케어·교육·화상 미팅 등 개인별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삼성전자는 ▲쇼핑몰·음식점 등에서 주문과 결제는 물론 음식 서빙도 지원하는 '삼성봇 서빙' ▲고객 응대 로봇인 '삼성봇 가이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GEMS)' 등에도 꾸준한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AI 서비스로봇 ‘달이’를 개발해 25일 서울 송파대로지점에 배치했다. ‘달이’는 소비자와 직원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로봇으로 자율주행과 안면 인식, 자연어 대화 기술 등을 탑재했다.

현대차는 로봇에 탑재되는 주요 기술들이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도 적용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로봇 사업에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약 1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로봇은 자율주행과 5G 통신, AI 등 미래 기술이 집약된 사업인 만큼 앞으로 기업들의 투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G 전국망 구축을 앞당겨 로봇을 포함한 5G 융합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만큼 앞으로 로봇의 활용도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