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올해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완화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났으나 업계에서는 반쪽자리 완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저축은행은 민국과 대원, 스마트, 유니온, 머스트삼일, 대야, OBS저축은행 등이다.
이들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온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M&A 규제에 선뜻 손을 내미는 곳이 없었던 탓이다.
이번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 조치는 비(非) 서울지역 저축은행 간 M&A만 가능해 대형 저축은행의 참여가 어렵고, 영업 구역은 최대 2개까지 확대하는 등의 한계가 있다. 동일 대주주의 3개 이상 저축은행 소유 금지 사항도 완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인수 시 대주주 심사에 적격성 여부를 따지거나 필요시 금융당국이 즉각 심사에 돌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규제 완화의 실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역 금융 위축을 막는다는 취지도 이해는 간다"면서 "하지만 지금의 인수합병 제도는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이 쉽지 않은 만큼 업권 내 M&A 활성화를 통한 자율적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시너지는 당분간 기대하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완화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서 펼치지 못한 사업들이 많아 검토는 해볼 예정"이라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 등 인수합병보다는 현재 상황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