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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넷마블의 ‘연봉인상’ 날갯짓에 중견·중소 게임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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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넷마블의 ‘연봉인상’ 날갯짓에 중견·중소 게임사는?

중견게임사 ‘컴투스·게임빌’도 연봉 인상 기류에 합류
‘자금력 한계’ 중견·중소게임사, ‘인력이탈’ 차단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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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게임사들이 성과급 잔치가 한창이다. 넥슨과 넷마블의 연봉 일괄 800만 원 인상을 단행키로 한 흐름에 게임빌·컴투스도 동참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인 이른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실적 잔치에 이어 중견게임사도 연봉을 상향키로 함에 따라 이러한 기류가 중견·중소 게임사 전반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컴투스·게임빌, 연봉 800만 원 인상…직급별 차등 적용


모바일 게임사인 컴투스와 게임빌이 재직자 연봉을 평균 800만 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컴투스와 게임빌은 사내 부서장 공지를 통해 재직자 연봉을 평균 800만 원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직원 개인의 직무, 역량, 성과 등을 고려해 연봉을 차등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보상 차원에서 연봉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봉 인상과 동시에 이와 함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우수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컴투스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특히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넓혀온 컴투스가 대표작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가 중국 판호를 획득하면서 올해 성장 가도에 힘이 붙고 있다. 더욱이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컴투스의 지난해 연감 매출은 5089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1129억 원이다. 전년대비 매출은 8.4% 늘었다. 당이순이익은 753억 원이다.

탄탄한 글로벌 경쟁력이 컴투스의 실적을 뒷받침했다. 실제 해외 매출은 전체의 약 80%인 4045억 원으로, 북미 및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만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성과를 올렸다.

컴투스는 올해 대작 게임을 비롯한 여러 장르의 라인업과 대표 IP인 ‘서머너즈 워’ 및 ‘MLB, KBO 라이선스 프로야구 시리즈’ 등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전략적 투자 및 M&A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게임빌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게임빌은 지난해 연간 매출 1328억 원, 영업이익 226억 원, 당기순이익 150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6.9% 상승한 수치다.

게임빌의 실적은 ‘게임빌프로야구 2020 슈퍼스타즈’, ‘MLB 퍼펙트이닝 2020’ 등 대표 야구 게임들의 매출 상승이 크게 기여했다.

올해는 게임빌이 다양한 신작 게임을 글로벌 출시하면서 반등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달 9일 ‘아르카나 택틱스: 리볼버스’가 글로벌 출격한다.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독특한 게임성을 선호하는 일본 등 아시아권 시장에서 호응이 기대된다.

◇ 게임업게 연봉 인상 기류에 중견·중소게임사도 합류할까?


동종 업계인 넥슨과 넷마블은 이달 초 회사의 호실적 공유와 인재확보 차원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을 일괄 800만 원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입사원 연봉도 개발직군 5000만원, 비(非) 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연봉 계약 시기인 오는 3월에 인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3N’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당초 3N의 연 매출 합계가 7조 원으로 관측됐지만 이보다 1조 원가량 높은 8조 원을 돌파했다.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10조 원도 내다볼 수 있다는 긍정적 분석도 나온다.

이번 주요 게임사의 연봉인상은 ‘성과공유’인 동시에 임직원들의 이탈 방지를 위한 ‘내부 단속용’으로도 풀이된다. 각 사별로 실적 수성과 성장 동력 발판인 차기 대작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서 인재 이탈은 치명상이다. 핵심 인재 유출은 게임 프로젝트 로드맵 차질로 이어져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대형 게임사의 파격적 연봉인상은 중견·중소게임사로선 위협적인 요인이다. 대형 게임사 중심으로 연봉 인상에 나서면서 자금력이 제한적인 중견 및 소형게임사로선 상대적 박탈감 확대와 인력 이탈을 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견게임업계에서 컴투스·게임빌이 연봉 인상 신호탄을 쏘면서 경쟁 중견 게임사들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근무환경 개선 노력으로 이직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업종보다 이직률이 높다”면서 “중견 게임사의 인재 이탈이 가져오는 충격파도 만만치 않은데 중소게임사는 더할 것”이라며 “3N의 연봉인상으로 인한 중견·중소 게임사가 인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