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모픽(neuromorphic) 하드웨어는 인간의 뇌가 매우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소비하는 에너지는 20와트(W)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에 착안해, 인간의 뇌를 모방해 인공지능 기능을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뉴로모픽 하드웨어는 기존의 폰 노이만 방식과 다르게 인공지능 기능을 초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한준규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같은 학부 오정엽 박사과정이 제2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 8월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연구팀이 제작한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는 현재 양산되고 있는 메모리·시스템 반도체용 트랜지스터와 같은 구조로, 트랜지스터가 메모리 기능 및 논리 연산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뉴로모픽 동작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보여 준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기존 양산 트랜지스터에 새로운 동작원리를 적용해 구조는 같으나 기능이 전혀 다른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는 마치 동전에 앞면과 뒷면이 동시에 있는 것처럼, 뉴런 기능도 하고 시냅스 기능도 수행하는 야누스 구조로 구현 가능함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연구팀의 기술은 복잡한 디지털·아날로그 회로를 기반으로 구성되던 뉴런을 단일 트랜지스터로 대체 구현해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였고 더 나아가 같은 구조의 시냅스와 함께 집적해 공정 단순화에 따른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기존 뉴런 회로 구성에 필요한 평면적이 2만1000 단위인 반면, 새로 개발된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는 6 단위 이하이므로 집적도가 약 3500 배 이상 높다.
연구팀은 제작된 뉴로모픽 반도체를 바탕으로 증폭 이득 조절, 동시성 판단 등의 뇌의 기능을 일부 모방했고 글자와 얼굴 이미지 인식이 가능함을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는 집적도 개선과 비용 절감 등에 이바지하며 뉴로모픽 하드웨어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미래반도체사업 및 반도체설계교육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