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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상반기 영업손실 2천억...이름뿐인 '연료비 연동제'에 '탈석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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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상반기 영업손실 2천억...이름뿐인 '연료비 연동제'에 '탈석탄' 가세

한전, 2021년 상반기 실적 공시...상반기 영업손실 1932억 원 기록
연료비 상승에도 조정단가 2차례 동결...석탄발전 억제로 LNG발전 증가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지난해 저유가 덕분에 3년만에 흑자전환 했던 한국전력이 올해 상반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가장 큰 요인은 올들어 국제유가가 급상승했음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한 점과 석탄발전을 억제하느라 LNG발전량이 늘어난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13일 2021년 상반기 실적(연결기준)을 공시하고, 올해 상반기 매출액 28조 5942억 원, 영업손실 193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력판매량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4285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연료비와 구입전력비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1조 136억 원이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전력판매량은 경기회복에 따른 제조업 가동률 증가 등으로 산업용, 주택용, 일반용, 교육용 모두 각각 2.4~16.7% 증가해 전체 전력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제유가 상승 등 연료비 인상에도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1킬로와트시(kWh)당 -3원으로 동결해 전기판매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1%인 2765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큰폭으로 증가했다. 한전 발전자회사의 연료비는 2725억 원 증가했고,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는 1조 143억 원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석탄발전 가동을 제한하고 전력수요 증가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RPS) 의무이행 비율이 7%에서 9%로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한전은 올해 1분기에는 5716억 원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2분기에만 76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앞으로 더욱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국제유가는 올해 초부터 계속 상승하고 있으나, 한전은 지난 3월 발표한 2분기 전기요금과 지난 6월 발표한 3분기 전기요금 모두 연료비 조정단가를 지난해 12월 발표한 1킬로와트시(kWh)당 -3원으로 동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경제 어려움을 감안해 전기요금을 동결한다"고 동결 이유를 설명해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지난 3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하나로 국내 석탄발전소 21기를 가동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석탄발전 가동은 더욱 억제될 뿐 아니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전기요금 인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으로서는 상반기뿐 아니라 올해 전체 영업적자를 면하기 어려워 보이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고강도 경영효율화를 통해 단위당 전력공급 비용을 매년 3% 이내로 억제하는 동시에, 해외 신재생사업 확대, 최적 송배전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지속가능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