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선 대표(43세)의 꿈은 이미 현실로 이뤄졌다. ‘습기의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제습제’와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게 해 줄게. 라텍스 고무장갑’, ‘한 울 한 울 소중하게, 울 세제’ 등 제품 본연의 성능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제품명으로 출범 만 7년 만에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재밌는 생활용품 브랜드’로 각인됐다.
이 회사의 브랜드 정체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듣기 위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생활공작소 본사를 찾았다. 제품 디자인 특징이기도 한 ‘블랙앤화이트’ 색감으로 인테리어를 해, 마치 제품을 공간으로 구현한 듯한 인상이었다.
“사무실에 절반은 직원들이 놀고 쉬는 공간이에요. 회사에 MZ세대 직원들이 많은데 그들의 특성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율성을 높이는 데 신경 썼어요.”
실제로 사무공간 옆에 딱 그만큼의 넓은 공간이 있었는데, 욕실 세면대와 부엌 개수대가 보였다. 알고 보니 생활공작소 제품들을 전시해 놓은 일종의 쇼룸이었다. 라이브방송을 촬영하기 위한 장비가 마련돼 있었다.
2016년 4월 출시된 제습제는 생활공작소의 가치관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첫 제품이다. 당시 일반 제습제의 뚜껑은 분홍색이나 파란색이 대부분이었는데, 생활공작소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어느 곳에 두더라도 주변과 조화롭게 잘 어우러지도록 까만색 뚜껑을 생각해냈다.
이를 보고 소비자들이 SNS에 사진을 게시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가 알려졌는데,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 자연스럽게 매출 성장이란 결과를 가져왔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실제로 생활공작소 매출은 2018년 이후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 9월부터는 몽골 이마트 3개점 입점에 성공해 총 12종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생활공작소는 현재 북미, 동남아 등 10개국 오프라인‧온라인 채널에 진출해 있으며 앞으로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생활공작소는 현재 주방‧세탁세제, 청소용품, 욕실용품, 위생용품, 뷰티케어 등 부문에서 80여 개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기업 중심의 보수적 시장인 생활용품 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성분, 깔끔한 디자인 이 세 가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MZ세대는 자기판단력이 명확한 세대예요. 그래서 사업 초기부터 제품의 성분을 공개하고 이들이 ‘예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을 기획하는 데 공을 들였죠. 제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었던 게 성공 요인이 아닐까 싶네요.”
최근에는 생활 전반을 다루는 기업을 지향하며 식품 부문을 신설하고 ‘굶지 마, 약콩 두유’ 2종을 출시했는데, 이에 더해 반려동물용품까지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제품 출시도, 협업도 ‘생활공작소답게 하자’는 신념이 있어요. 참, 생활공작소가 친환경 제품만 취급한다는 오해들을 하시는데, 아닙니다(웃음).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는 건 앞으로의 목표예요.”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