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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병목 풀릴까...배터리업계, '옐런 효과'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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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병목 풀릴까...배터리업계, '옐런 효과'에 기대감

미 옐런 장관, LG사이언스파크 방문… 파트너십 강조
'중국 견제' 공통의 목표로 한미 공급망 전략적 동맹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오른쪽 첫번째)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화학이미지 확대보기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오른쪽 첫번째)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화학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국 재무부 장관이 방한 첫날인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 대한 한미 정부와 민간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된 회견에서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주요 공급망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로 협력해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양국 기업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회견에 함께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지속적인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히며 긴밀한 공조 관계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앞서 두 사람은 한 시간 넘게 LG사이언스파크 내 전시장을 둘러보며 소재 공급망 구축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 주요 8개 계열사의 연구개발(R&D) 조직이 모여있는 곳으로, 양극재·전구체·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와 기술 개발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신 부회장의 안내를 받은 옐런 장관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회견에서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을 이루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는 소감을 전하며 한미 경제 동맹이 굳건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양국 기업들의 노력이라고 치켜세웠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는 물론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한미 배터리 공급망의 가교 역할을 맡게 됐다. 이에 따른 회사 측의 전폭적인 투자와 미 정부 및 관계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예상되면서 북미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만 합작 및 단독 공장을 포함해 총 5개의 공장(증설 포함)을 짓고 있다. 재검토에 들어간 애리조나 단독 공장 건설도 추진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신 부회장도 옐런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특별한 역사가 시작될 것을 예고하는 것 같다"며 "미국 전기차 업계에 새 혁신을 보이기 위한 회사 비전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례로 제시된 로드맵은 2025년까지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를 위해 약 110억달러(14조4600억원)를 투자하는 것이다. 여기엔 양극재부터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육성과 북미 지역 내 양극재 공장 신설 검토가 포함된다. 소재 공급망 강화는 결국 배터리를 제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옐런 장관과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의 전지 소재 기술과 지속가능 전략이 담긴 전시장을 함께 둘러보며 소재 공급망 구축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LG화학이미지 확대보기
옐런 장관과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의 전지 소재 기술과 지속가능 전략이 담긴 전시장을 함께 둘러보며 소재 공급망 구축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LG화학
옐런 장관의 방한에 따른 수혜 가능성은 국내 배터리 업계 전반에 걸쳐 기대감을 키웠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삼성SDI와 SK온도 동반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두 배터리사도 북미 진출을 위한 사업을 확대해왔던 터다. 각각 미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선 상태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에, SK온은 테니시주와 켄터키주에 부지를 낙점하고 생산능력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이와 관련 미국 에너지부(DOE)는 국내 배터리 3사가 2025년까지 약 17조원을 투입해 북미 지역 내 총 11개 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파악했다. 예정대로 투자 계획이 이뤄질 경우 미국 내 전체 배터리 생산 설비 중 한국 기업의 설비 비중이 3년 내 10%에서 70% 수준까지 확대된다는 게 DOE 측의 설명이다. 미국의 전기차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의 영향력이 대폭 커지는 셈. 미 정부가 한국 기업을 경제 파트너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옐런 장관의 이번 방한은 그간 가능성으로 제기돼온 한미 배터리 동맹을 확인했다는데 업계의 이견이 없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른 전기차 보급 확대 계획과 주요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이상 커지면 안 된다는 견제론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배터리사들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것.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기업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CATL(34%), BYD(12%)의 합산 점유율이 46%를 차지한 것. LG에너지솔루션(14%), SK온(7%), 삼성SDI(5%)의 합산 점유율은 26%를 기록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독단적 국가가 불공정한 질서를 통해 각국 안보 위협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 "한국과 같은 책임감 있는 동맹들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중국이 전기차 경주에서 이기도록 놔주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공표해왔다.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핵심도 중국 견제다. 그 연장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 당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경제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이른바 반도체 동맹이다. 이번 옐런 장관의 방한으로 설계된 배터리 동맹은 한미 기술 동맹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