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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금융위기 수준 공포' 환율 1500원 뚫어…공항 갔던 이창용 출장 연기 긴급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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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금융위기 수준 공포' 환율 1500원 뚫어…공항 갔던 이창용 출장 연기 긴급회의

환율 야간 거래서 1500원 돌파…금융위기 이후 17년 만
정유시설 타격 등 확전 시 환율 1540원 갈 수도
이창용 한은 총재, 공항서 발길 돌려 긴급 회의
중동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은 4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동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은 4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심리적 저지선인 1500원 선을 돌파했다.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외환당국은 이번 전쟁으로 외환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까지 갔지만, 환율 1500원 돌파 소식에 출국을 연기하고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466.1원) 대비 12.9원 상승한 1479원에 개장해 1471~1484.20원에서 등락하다 1476.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간밤 야간 거래에서 1500원 선을 터치한 뒤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국면에 들어간 듯한 모습이다.
앞서 환율은 3일 야간 거래(오후 3시 30분~다음 날 오전 2시)에서 4일 오전 0시 5분쯤 심리적 지지선인 1500원 선을 뚫고, 0시 22분쯤 1505.8원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의 관건으로 전쟁 전개에 따른 원유 수급 상황을 꼽는다. 결국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환율 상단이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란 사태 발발 후 펴낸 보고서에서 3~4일 이내 단기간에 이란 사태가 종료되면 달러 가치가 점차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1430~147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사태가 2~3개월간 지속되고 이란혁명수비대가 중동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환율이 1490~154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이 이어지는 현 상황이 수주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3~4주가량 지속될 경우에 환율은 1470~1500원 구간을 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원·달러 환율의 1500원 선 재돌파 가능성이 낮다고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외환당국의 수장인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초 예정된 해외 출장을 미루고 오전 중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한은은 회의 후 현 상황이 과거 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간밤 환율이 1500원을 넘기도 했으나 과거와 달리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우리나라의 대외차입 가산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한국의 외화 유동성 상황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질의응답에서 "외환보유고는 정부 기준으로 4000억 달러가 넘는 수준"이라면서 "민간까지 합치면 한국이 보유한 외화 자산은 1조 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