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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옵티머스·로보택시, 매우 천천히 시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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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옵티머스·로보택시, 매우 천천히 시작할 것”

테슬라 AI 전환 기대 낮춘 이례적 발언…올해 38조원대 설비투자에도 양산 속도 신중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로보택시 사업의 초기 확대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전기차 기업에서 로봇·자율주행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머스크가 이례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인내를 요구한 셈이어서 주목된다.

24/7월스트리트는 머스크 CEO가 지난 4월 있었던 테슬라의 2026년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옵티머스, 로보택시, 사이버캡 생산 확대와 관련해 공격적인 일정표보다 제조 현실을 강조한 점을 상기시키며 21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과 완전히 새로운 공급망을 갖춘 경우 성장 곡선은 항상 길게 늘어진 S자 곡선이 된다”면서 “사이버캡과 세미의 초기 생산도 매우 느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연말과 내년으로 갈수록 생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격적인 일정 제시로 유명한 머스크 CEO가 이번에는 기대치를 낮추는 어조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24/7월스트리트는 전했다.

◇옵티머스 양산 “1만개 이상 문제 풀어야”

머스크 CEO는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S·모델X 생산라인을 옵티머스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형 생산라인을 해체하고 새 라인을 설치한 뒤 가동하려면 최소 몇 달이 걸린다는 얘기다.

그는 “거대한 생산라인을 하룻밤 사이에 해체할 수는 없다”며 “한 라인을 멈추고 전체를 해체한 뒤 완전히 새로운 라인을 다시 설치해 4개월 안에 가동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옵티머스가 대량생산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변수가 많다고도 했다. 그는 “옵티머스가 대량생산에 도달하려면 1만개가 넘는 고유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초기에는 상당히 느릴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예측시장도 신중한 분위기다. 폴리마켓은 옵티머스가 올해 말까지 소비자용으로 출시될 가능성을 15%로, 6월30일까지 출시될 가능성을 1%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로보택시도 “올해 매출 기여 크지 않을 것”

로보택시 사업에 대해서도 머스크 CEO는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그는 “감독 없는 완전자율주행(FSD)이나 로보택시 매출이 올해 크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다만 내년에는 상당한 방식으로 중요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로보택시가 테슬라 주가의 핵심 기대 요인으로 거론돼온 것과는 다소 다른 톤이다. 머스크 CEO는 그동안 테슬라의 장기 기업가치가 전기차 판매보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로봇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실제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폴리마켓은 테슬라 로보택시가 6월30일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출시될 가능성을 3%로 보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250억달러 이상

테슬라는 로봇과 자율주행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250억달러(약 38조3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옵티머스 생산라인, 텍사스주 기가팩토리5의 두 번째 옵티머스 공장, 사이버캡 생산 확대, 30억달러(약 4조6000억원) 규모 반도체 연구용 팹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여줬다. 매출은 223억9000만달러(약 34조3000억원)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EPS)은 0.41달러(약 629원)로 시장 예상치 0.3481달러(약 534원)를 웃돌았다.

그러나 비용 부담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서비스 및 기타 매출은 42% 증가했지만 에너지 부문 매출은 12% 감소했기 때문이다. AI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비용은 37% 늘었다. 24/7월스트리트는 “자동차 사업이 예전만큼 강한 수익 기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자본을 로봇과 자율주행으로 옮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대 관리냐, 현실 인식이냐”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 22일 실적 발표 이후 2% 올랐지만 올해 들어서는 12% 하락한 상태다. 머스크 CEO는 여전히 옵티머스를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제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문제는 기대와 실제 양산 속도의 간극이란 지적이다. 옵티머스와 로보택시가 테슬라의 장기 성장 서사를 떠받치는 핵심 사업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머스크 CEO 자신도 초기 생산과 상용화가 느릴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의 신중한 발언이 현실적인 제조 여건을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향후 일정 지연 가능성에 대비한 기대 관리인지 주목하고 있다. 다음 시험대는 프리몬트 공장에서 실제로 올해 하반기 옵티머스 생산 물량이 출하될 수 있느냐라고 24/7월스트리트는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