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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보급로 40% 차단…우크라 드론 '물류 봉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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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보급로 40% 차단…우크라 드론 '물류 봉쇄' 가시화

연료 고갈·정전·열차 운행 중단…푸틴의 '전략 요충지' 흔들
노보로시야 고속도로 통행량 급감, 반도 고립 가속화 전망
로베르트 브로브디 우크라 무인시스템군 사령관.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로베르트 브로브디 우크라 무인시스템군 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집중 공격으로 사실상 포위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독일 시사 주간지 포커스 온라인은 23일(현지시각) 크림반도의 러시아 석유 시설과 병참선이 잇따라 타격받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 핵심 거점'이 전선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야당 매체와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22일 밤 크림반도 동쪽 끝 케르치 인근 석유 저장소와 케르치 해협 건너편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카브카스 항구를 드론으로 동시 타격했다.
보급로가 무너진다…노보로시야 고속도로 통행량 40% 급감

크림반도의 물류 위기는 수치로 드러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무인시스템군 로베르트 브로브디 사령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 고속도로의 하루 평균 통행량이 6월 초 기준 전달보다 40% 이상 줄어든 6500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보급은 두 개 축으로 이뤄진다. 케르치 대교와 마리우폴-멜리토폴-잔코이를 잇는 육상 회랑이다. 2023년 개통한 노보로시야 고속도로는 후자의 핵심 동맥으로, 푸틴이 전쟁의 핵심 성과로 내세운 도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고속도로에서 트럭과 트레일러를 공격하고, 크림반도 연결 교량과 아르미얀스크 지역을 체계적으로 타격하며 보급망에 지속 압박을 가하고 있다.

철도도 마찬가지다. 크림 자치구 주지사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안보 위협을 이유로 열차를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낮 시간에만 운행하도록 제한했다. 기존에 야간 운행하던 열차 6쌍은 노선이 단축됐고, 승객들은 도중에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연료 고갈에 정전까지…후방이 전선으로

크림반도에는 자체 원유 생산 및 정제 시설이 없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에너지 전문가 세르게이 바쿨렌코는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통치 시절이든 러시아 점령 이후든 항상 본토에서 반입되는 연료에 의존해 왔다"고 말했다. 이 구조적 취약점을 우크라이나가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연료 수송이 막히면서 주유소마다 사재기가 이어지고 생필품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포커스 온라인에 따르면 크림 지역 전력공급사 크림에네르고는 순환 단전 일정을 공지했고, 이로 인해 수도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여름 휴양 여행은 오는 9월 1일까지 금지됐다.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 막시밀리안 테르할레 지정학 교수는 포커스 온라인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군사·전략적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가능한 모든 방면에서 거침없이 파고들고 있다"며 "러시아 최고 군 수뇌부는 여전히 병력 집결과 포격 일변도의 경직된 전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줌코프센터 공동소장이자 우크라이나 공군 중령 출신인 올렉시 멜니크는 "크림반도는 러시아에게 점점 섬이 되어가고 있다"며 "크림반도의 역사는 이곳이 점령하기는 쉽지만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 미국에 중재 포기 의혹 제기…나토 정상회의 분수령

이 와중에 러시아는 미국을 향해 공개 불만을 쏟아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 모스크바에서 "미국은 행동을 보면 객관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러 제재 압박 강화를 겨냥한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연방군 마르쿠스 라이스너 대령은 독일 N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현재 미국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다양한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카프,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 등이 관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르할레 교수는 "독일은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게 푸틴이 패배형 인물임을 각인시켜 나토에 유리한 방향으로 백악관의 친러 시각을 돌려야 한다"며 "그 시점은 오는 7월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전인 지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자금, 무기, 물자 모든 면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야 한다"며 "푸틴과 그 측근에게 그가 지금 패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냉혹하게 인식시키는 것이 전쟁 심리전에서 결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브로브디 사령관은 "가까운 시일 안에 크림반도를 고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늘어나는 물류비용과 방공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오는 7월 나토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를 재확인할 경우 크림반도를 둘러싼 전략 지형은 한층 가파르게 변화할 수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