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 제기 뒤 제한적 환불 약속…제3자 판매자 비중 60% 넘어 대상은 좁을 듯
이미지 확대보기다만 아마존에서 수입품을 구입한 모든 고객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이 특정 관세 비용을 개별 주문 가격에 직접 반영했다고 추적할 수 있는 제한된 거래만 환불 대상에 포함된다.
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분기에 약 6억달러의 관세 환급금을 받았으며 일부 고객에게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돈을 돌려주겠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 관세 부담 확인되는 주문만 자동환불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있었던 2분기 실적 발표 뒤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환급금과 고객 환불 방침을 공개했다.
올사브스키 CFO는 “특정 수입부담금을 고객에게 전가했다고 확인할 수 있는 제한적인 사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해당 관세를 정부로부터 돌려받으면 영향을 받은 고객에게 먼저 연락해 자동으로 환불할 계획이다.
고객이 별도로 환불을 신청하거나 자신이 관세를 부담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는 없다. 아마존이 주문 기록과 수입비용을 대조해 대상 거래를 선별한다.
다만 아마존은 환불 대상 고객 수와 해당 상품, 지급 시점, 고객 1명당 환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현재 자신의 주문이 환불 대상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별도 조회 절차도 제시되지 않았다.
◇ 6억달러 전액을 나눠주는 것은 아냐
아마존은 특정 관세 비용과 고객이 실제 지급한 가격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때만 해당 금액을 환불할 방침이다. 나머지 환급금은 상품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올사브스키 CFO는 “다른 대형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고객에게 낮은 가격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에 환급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에서 돌려받은 관세를 모든 구매자에게 일괄 배분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관세 전가가 확인된 일부 주문만 선별해 돌려주겠다는 의미다.
◇ 선구매 재고로 관세 부담 피해
아마존이 받은 환급금은 일각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작은 규모였다.
올사브스키 CFO는 회사가 관세 부과에 앞서 상품을 미리 구입하고 재고를 확보해 추가 비용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관세가 적용되기 전에 미국 내 물류창고로 상품을 옮겨놓은 물량에는 새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급을 요구할 수 있는 금액도 제한됐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실제로 관세 때문에 조달비용이 상승한 사례에서도 대부분의 비용을 소비자에게 넘기지 않고 회사가 흡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일부 판매자들이 관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인정했다.
재시 CEO는 “일부 판매자는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했지만 다른 판매자는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거나 양쪽이 나눠 부담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매업이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사업이기 때문에 비용이 10% 오르면 기업과 판매자가 이를 계속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 아마존은 대부분 상품의 수입자가 아냐
아마존이 받을 수 있는 환급금과 소비자 환불 범위가 제한적인 또 다른 이유는 전자상거래 사업구조에 있다.
아마존 판매 상품의 60% 이상은 외부 판매업체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3자 판매자는 해외에서 직접 상품을 들여와 미국 세관에 신고하고 관세를 납부한다. 이 경우 수입신고 주체와 관세 납부자는 아마존이 아니라 해당 판매업체다.
관세를 직접 납부한 수입자가 정부에 환급을 신청할 권리도 갖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샀더라도 제3자 판매자가 수입한 상품이라면 관세 환급금은 아마존이 아닌 판매업체에 지급된다.
일부 외부 판매자들은 관세 비용을 가격에 반영했다가 아마존의 판매정책과 충돌하기도 했다.
포천은 일부 판매자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뒤 상품 페이지에서 구매 버튼이 사라지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이후 관련 조치를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 판매자가 정부에서 관세를 돌려받은 뒤 고객에게 가격 인상분을 반환할지는 각 판매자의 결정에 달려 있다.
◇ 소비자 집단소송 뒤 환불 방침 공개
아마존의 이번 발표는 소비자들이 지난 5월 미국 시애틀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뒤 나왔다.
원고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로 아마존 상품 가격이 올랐으며 해당 관세가 무효가 된 만큼 소비자도 가격 인상분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마존이 관세 환급 신청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환급을 요구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는 원고 측의 주장으로 법원에서 사실로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
소비자는 세관에 직접 관세를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 환급을 청구할 수 없다.
관세를 납부한 수입기업이 먼저 정부에서 돈을 돌려받은 뒤 관세가 소비자가격에 반영됐는지를 확인해 고객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 소송의 핵심 논리다.
아마존은 이번 발표에서 소송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관세 전가가 확인된 거래에는 자동환불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 대법원 판결 뒤 대규모 관세 반환
포춘에 따르면 이번 환급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광범위한 관세를 무효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 정부는 해당 관세를 직접 납부한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환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지난 6월에 지급한 관세 환급금은 492억달러(약 71조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월 지급액인 약 220억달러(약 32조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5월과 6월에 지급된 금액을 합하면 정부가 수입기업에 돌려줘야 할 것으로 추산되는 IEEPA 관세 1660억달러(약 240조원)의 약 42%에 해당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자격을 갖춘 수입업체에 일괄적으로 환급하도록 한 법원의 명령이 권한을 넘어섰다며 환급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별 최종 환급 규모와 지급 일정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 월마트·코스트코도 환급금 활용 검토
아마존뿐 아니라 월마트와 타깃, 코스트코 등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도 관세 환급을 신청했다.
월마트는 환급금을 소비자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데 우선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스트코는 환급금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지급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관세가 특정 주문에 직접 반영됐다고 확인되는 경우 고객에게 자동으로 환불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점에서 일부 경쟁사보다 구체적인 방침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환불 규모는 아마존이 관세와 개별 주문 사이의 연관성을 얼마나 찾아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
아마존이 대부분 상품의 수입자가 아니고 관세 비용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했다고 밝힌 만큼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되는 금액은 전체 환급액의 일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포춘은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