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켄그린 “미 국채 자유로운 활용에 제약”
골드만삭스 “달러 대체할 인프라 없다는 증거”
골드만삭스 “달러 대체할 인프라 없다는 증거”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일본의 엔화 공동 방어가 ‘달러 패권’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이 미 국채를 팔지 않고 엔화 방어 자금을 마련하도록 미국이 지원한 조치를 두고 달러의 준비통화 지위가 약화됐다는 분석과 오히려 달러 중심 금융시스템의 힘을 확인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UC버클리 경제학 교수가 최근 미·일 외환시장 개입 방식을 근거로 달러의 글로벌 준비통화 지위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미·일 모두 미 국채 매각 피해
미국 측에서는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엔화를 사들이면서 달러 표시 자산이 아니라 유로화를 매도했다. 미국 금융시장이 추가로 미 국채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을 피한 것이다.
미 연방정부는 이번 회계연도 약 2조달러(약 2835조6000억원)의 재정적자를 조달해야 한다. 대규모 국채 발행에 인공지능(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채권 공급 확대가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일본도 엔화 방어를 위해 보유 미 국채를 시장에 매각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외국·국제통화당국 레포 제도(FIMA Repo Facility)’를 활용했다.
FIMA 레포는 외국 중앙은행 등이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일본은 이를 통해 미 국채를 직접 팔지 않고 엔화 매입에 필요한 달러를 마련할 수 있었다.
◇ “미 국채 유동성에 제약”…달러 약화론
아이켄그린은 미국과 일본이 미 국채 매각을 피한 것을 달러의 준비통화 지위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달러와 미 국채로 보유하는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필요할 때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높은 유동성이다. 그러나 미국이 외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미 국채 매각이 자국 채권시장과 장기금리에 미칠 충격을 우려한다면 이런 장점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켄그린은 다른 나라들이 이를 인식할수록 대체 준비자산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키어런 톰킨스 선임 기후·원자재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이 일본의 달러 자산 매각을 억제한 것이 금과 같은 대체 준비자산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최근 수년간 금 보유를 늘리며 달러 의존도를 낮춰왔다. 톰킨스는 외환시장 개입 때마다 미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중앙은행의 금 수요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골드만 “오히려 달러 힘 입증”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일본의 FIMA 레포 활용은 달러 패권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달러 중심 금융시스템의 강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미 국채를 직접 팔지 않고도 즉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과 제도를 미국이 갖추고 있다는 점 자체가 다른 통화가 따라오기 어려운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재무부의 대응과 FIMA 제도의 가용성이 달러의 실용성, 네트워크 효과, 금융 인프라 측면에서 현재 달러와 경쟁할 수 있는 통화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준다고 평가했다.
◇ 같은 개입 두고 엇갈린 달러 평가
같은 엔화 방어 조치를 놓고 해석은 정반대로 갈린다. 미 국채를 자유롭게 처분하기 어려워졌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 달러 준비통화 체제의 약점이 드러난 것이지만 미 국채를 팔지 않고도 대규모 달러 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달러 중심 금융망의 힘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