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에 과실 묻는 것은 불법 감청·검열 강요하는 것
통신업계, 보이스피싱 차단위해 노력하고 있어
통신업계, 보이스피싱 차단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미지 확대보기29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이하 KTOA)에 따르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가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에 과실이 없어도 피해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상하도록 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 계류됐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인철 의원이 지난해 각각 발의한 법안으로 정무위에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보이스피싱 예방에 금융사뿐 아니라 통신사와 수사기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 만큼 배상책임을 금융사에만 지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KTOA는 금융사와 통신사가 가진 권한과 책임이 다른 만큼 통신사에 무과실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고 불합리하다고 반박했다.
우선 통신사는 헌법과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이용자의 개별 통화나 문자 내용을 임의로 열람하거나 청취할 수 없다. 반면 실제 금전 피해는 피해금이 이체되거나 인출되는 금융시스템 안에서 발생한다. 통신망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경로일 뿐 통신사가 금융거래를 직접 관리하거나 승인할 권한은 없다고 것이다.
KTOA는 해외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지난 2024년 10월 피싱 사기 배상 의무제도를 도입한 영국이 통신사에는 배상책임을 부과하지 않고 송금은행과 수취은행이 피해액을 나눠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화나 문자 등 사기가 시작된 경로와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하는 금융거래를 구분한 결과라는 것이다.
금융권이 통신사 책임 사례로 거론하는 싱가포르 공동책임제도(SRF)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논의되는 무과실 배상책임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싱가포르는 미인가 문자메시지(SMS) 차단이나 악성 인터넷주소(URL) 필터링 등 정해진 의무를 통신사가 위반했을 때만 책임을 묻는다. 적용 대상도 일정 요건을 충족한 SMS 피싱으로 제한돼 통화를 이용한 일반적인 보이스피싱은 포함되지 않는다.
KTOA는 통신사들이 발신번호 사전등록제와 국제전화 번호변작 차단, 악성 URL 차단, 인공지능(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범죄 이용 회선 정지,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등 예방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되면 휴대전화 부정 개통 시 시정명령 없이 곧바로 영업정지나 등록취소가 가능해진다. KTOA는 본인 확인 의무를 상시 점검하고 이를 위반한 대리점·판매점과 계약을 해지하는 등 보이스피싱 예방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