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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인터넷전문은행 후발주자 추락, 키움증권 '마이웨이'행보 제 발등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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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인터넷전문은행 후발주자 추락, 키움증권 '마이웨이'행보 제 발등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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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며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찌감치 주요주주지분을 확보한 증권사들은 뜻하지 않은 인기에 표정관리 중이다. 반면 증권업계 온라인 최강자로 최고의 시너지가 기대됐던 키움증권의 경우 은산분리완화에 목을 매다 시장선점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 예상밖 인기몰이, 관련 지분보유 증권사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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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주주 현황
인터넷전문은행이 예상밖으로 폭발적 반응을 보이며 증권사도 훈풍이 미칠지 관심사다.
케이뱅크 출범 첫날부터 가입자 2만명을 돌파하는 등 쾌조의 스타트를 끌었다. 그 여세를 몰아 출범 사흘 만에 계좌 가입자수가 10만명을 가볍게 넘었으며, 총수신금액, 대출액도 각각 약 730억원, 410억원에 달한다.

자본금에서 케이뱅크(2500억원)보다 덩치가 큰 카카오뱅크(3000억원)도 문을 연다. 지난 5일 은행업본인가 의결을 받았으며, 시스템검증작업을 거쳐 6월말에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에 증권사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이들 영업을 개시한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지분참여 증권사들은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곳은 한국금융지주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5일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한 카카오뱅크의 지분 58% 보유한 대주주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카카오뱅크 출범시 은행증권을 연계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고객의 재정관리,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고객서비스 고도화 차원에서 도입예정인 금융 봇(Bot)의 경우 채팅과 빅테이터, 인공지능을 결합해 고객의 금융상태 점검•관리, 개인상담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증권과 시너지대상 1순위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도 고무된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오프라인, 온라인을 구분짓기보다는 카카오뱅크에 맞는 시너지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아직 시너지를 어떻게 내야 할지 고민중인데, 아직 카카오뱅크가 영업개시 이전으로 구체적으로 안이 나오거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참여한 인터파크컨소시엄의 심사탈락으로 인터넷은행 출범이 불투명했던 NH투자증권은 경쟁컨소시엄업체의 지분매입으로 회생한 케이스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당시 현대증권이 보유중인 케이뱅크 지분 10%를 매입하며 인터넷은행에 합류했다. 지난 3일 문을 연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한 주요주주로 인터넷은행전용상품 등 출시로 잠재고객확보,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 활성화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시너지를 내는 개별상품을 개발중이다”라며 ”하이브리드계좌 은행과 증권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계좌가 첫 주자로 3개월 내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인터넷전문은행 공론화, 대주주 원칙고수하며 후발주자로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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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돌풍에 눈물을 삼키는 곳도 있다. 증권업계에서 맨 처음 인터넷전문은행 공론화에 불을 지핀 키움증권이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 2015년 “신성장동력발굴을 위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밝히며 증권사 은행업진출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다. 당시 관련 TF팀(테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먼저 도전의지를 밝힌 키움증권의 인터넷 전문은행설립은 현재 올스톱되며 후발주자로 뒤쳐졌다는 사실이다.

대주주의 지위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못박은 탓이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47.70%를 보유한 다우기술로 은산분리의 규제대상이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지분 10%(의결권 4%) 이상을 가질 수 없다. ICT(정보통신)기업이라도 최대보유 한도는 10%(의결권 4%, 비의결권 6%)다.

지분 50%의 대주주 참여원칙을 고수하며 금융권과 ICT기업간 합종연횡이 활발했던 지난 2015년 당시에도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컨소시엄 참여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하지만 케이뱅크 등 영업을 개시하자 후발주자로 그 지위가 추락한 셈이다.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은 여전히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소수지분 참여할 수 있으나 우리가 운영하지 않는 방식으로는 원하지 않는다”라며 “앞으로도 주도적으로 경영권을 가지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게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은산분리완화에 목을 매는 상황이다.

은산분리 완화와 관련해 발의된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은 총 5개로 국회에 관련법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현행 4% 수준인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한도를 50%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촉박한 대선일정과 산업자본특혜논란으로 개정안이 언제 통과될지 불투명하다. 규제완화불확실성으로 키움증권 대주주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올해가 될지 내년, 혹은 그 후년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은산분리완화가 안되면 산업자본이니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며 “법안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증권사로 온라인의 경쟁력보유로 후발주자로 약점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다.

이 관계자는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뒤에 하더라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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