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EFA 유로파리그(EL)가 드디어 4강전에 돌입한다. 현지시간 16일 21시(한국시간 17일 새벽 4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세비야-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어떤 경기가 될까. 양클럽의 현재 상황과 전력, 선발 출장 멤버를 점쳐 본다. [편집자 주]
4-3-3 전형을 구사하는 세비야의 선발 출장 멤버는 ▶ GK 야신 부누 ▶ DF 헤수스 나바스, 디에고 카를로스, 줄스 쿤데, 세르히오 레길론 ▶ MF 페르난도, 에네르 바네가, 주안 조르단 ▶ FW 수소, 루카스 오캄포스, 유세프 엔 네시리 등으로 예상된다.
로마를 2-0으로 누른 세비야는 8강전에서 올 시즌 약진한 울버햄프턴과 맞붙어 5-3-2 진형을 이루는 상대를 상대로 좀처럼 점수를 따내지 못하는 힘든 시간대를 이어가다 막판 세트 플레이를 루카스 오캄포스가 멋지게 성공시키며 1-0으로 승리했다.
그런 세비야는 2015-2016 시즌 이후 우승을 목표로 준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프렌 로페테기 감독은 “그들과의 대결이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지만 그들을 꺾을 수 있다고 믿고 뛰겠다”고 했는데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리그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토마시 바츨리크는 이날도 결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울버햄프턴전에서 페널티킥을 막는 등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부누가 계속 골 마우스를 지킬 것이다. 그 밖에 눈에 띄는 부상자는 없어, 거의 베스트 멤버로 임할 수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왔던 네마냐 구델리도 회복해 이미 팀에 합류해 훈련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2-3-1 전형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선발 출장 멤버는 ▶ GK 세르히오 로메로 ▶ DF 아론 완 비사카, 빅토르 린델로프, 해리 맥과이어, 브랜든 윌리엄스 ▶ MF 폴 포그바, 네마냐 마티치, 메이슨 그린우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커스 래쉬포드 ▶ FW 안토니 마르샬 등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즌의 프리미어 리그를 3위로 끝내 다음 시즌의 챔피언스리그(CL) 출장권을 손에 넣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상을 목표로 하는 유로파리그(EL)에서는 클럽 부뤼즈, LASK 린츠 등의 상대를 맞아 큰 어려움 없이 승리를 거두며 4강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8강 코펜하겐전에선 크게 고전하며 상대 골키퍼 칼 요한 욘센이 여러 차례 슈팅을 세이브하면서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다. 결국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1-0으로 승리했지만 120분간 싸워야 했다. 이번 세비야전을 앞두고 피로의 영향은 적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루크 쇼와 필 존스 등은 부상으로 이탈하고 있지만 대체로 베스트 멤버로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펜하겐전은 프레드와 에릭 베일리가 선발로 나섰지만, 이번에는 네마냐 마티치와 빅토르 린델로프의 주전 기용을 예상한다.
또 골키퍼지만 EL에서는 지금까지 세르히오 로메로가 골마우스를 지켜왔다. 퍼포먼스 자체는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의 기용을 예상한다. 물론 다비드 데 헤아가 선발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충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 매치 프리뷰
세비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식 경기에서 만난 것은 2017-2018 시즌 챔피언스리그(CL) 16강전 이후 처음이다. 이때는 2차전 합계 스코어 2-1로 세비야가 승리해 8강전에 진출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경기가 될까.
세비야는 이번 시즌 EL에서 10 시합을 치렀는데 그중 7 시합에서 클린시트를 달성해 지금까지 불과 4실점의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CB의 지에고 카를로스와 주르쿤데는 바로 철벽 콤비.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6골을 터뜨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얼마나 수비 강도를 높일 수 있을지는 큰 관심사로 꼽힌다.
공격은 카운터가 중심이 될 것이다. 울버햄프턴전에선 세트플레이 득점을 기록했지만 16강전 로마전에선 깔끔한 속공으로 골을 뽑아냈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해리 맥과이어나 빅토르 린델로프의 옆과 뒤쪽 공간은 하나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목 선수는 역시 루카스 오캄포스다. 좌우 양발의 정밀도가 높고 드리블의 예리함이 뛰어나며, 상대를 흔드는 것부터 피니시까지 모든 부분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로마전에서 어시스트, 그리고 울버햄프턴전에서 결승 골을 뽑아내는 등 컨디션도 좋다. 팀을 결승으로 이끌 수 있을까.
하지만 코펜하겐전에서 누적된 피로의 영향을 얼마나 덜 느낄 수 있을까. 공을 지배하고 리듬을 잡으면 좋겠지만 세비야의 높은 압박에 사로잡힌다면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부분이 나올 것이다. 용케 회피하며 공을 전진시킨 곳이다.
그러나 가장 큰 포인트는 어떻게 철통 수비를 무너뜨릴 것인가일 것이다. 카를로스-쿤데 콤비는 물론 라 리가 굴지의 앵커 페르난도도 만만치 않은 존재. 로마전에는 이 선수가 니콜로 자니올로를 지우면서 승리한 바 있다.
공격의 키맨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될 것이다. 그가 얼마나 볼을 소유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선수가 그에게터 얼마나 공을 배급할 수 있을지가 견고한 수비를 공략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페르난도를 맨 마크로 붙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 가운데 얼마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주목거리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