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허용하는 은행법 시행령 입법예고
예대율 규제도 일반은행과 동일하게, 가계대출 축소 기업대출 확대 유도
규제 속에서 파이 뺏긴 시중은행 “인뱅, 설립취지 잃고 차별성 사라져”
예대율 규제도 일반은행과 동일하게, 가계대출 축소 기업대출 확대 유도
규제 속에서 파이 뺏긴 시중은행 “인뱅, 설립취지 잃고 차별성 사라져”
이미지 확대보기이에 시중은행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시중은행 대비 헐거운 대출 규제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인터넷은행이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대면혁신과 중금리 활성화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시중은행과의 차별점이 없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혜택만 보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일반 은행과 동일하게 바꾸고, 기업대출 심사를 위한 현장 실사와 기업인 대면 거래 등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취급을 위한 대면거래 허용
이에 사업영위 여부 확인, 비대면서류 제출 같은 현장실사와 중소기업 대표자 등과 연대보증 계약 체결 시 대면거래를 허용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은행의 원활한 기업대출 취급이 가능해지게 됐다.
▲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유인 위한 예대율 산정체계 변화
현행 감독규정 상 은행은 예대율 100%를 넘겨선 안된다. (예대율은 예수금을 분모로, 대출금을 분모로 산정한 비율)
이때 당국은 이른바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은행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은 115%, 기업대출은 85%로 산정한다. 똑같은 액수라도 기업대출이 가계대출 대비 낮게 산정되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대출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문제는 이러한 당국의 의도가 시중은행엔 달갑지 않다는 점이다. 포화상태의 기업대출 시장에 인터넷은행이 진출하며 경쟁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다.
▲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증가로 각종 대출 규제 시행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 등 완화적 금융환경이 이어지면서,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를 통해 늘어난 유동성은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에 유입되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국내 가계신용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축소시키기 위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같은 각종 대출 규제를 서둘러 시행했다. 특히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를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대출총량제는 지난해 말 은행권 연쇄 대출중단사태를 유발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당국은 대출총량 비율을 지난해 5~6%에서 올해 4~5% 수준으로 강화한 상태다.
▲ 가계대출 축소, 기업대출 확대···자영업자와 중소기업 경영난, 은행의 부실 리스크 증가
이에 시중은행은 총량규제에서 벗어난 기업대출 공급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065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규모(71조8000억원)를 20조원 가량 상회한 금액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담보가 확실하거나 상환능력이 확실한 우량기업의 대출수요가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가계대출 대비 리스크가 커 상대적으로 정교한 신용평가 모형과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요구된다. 기업대출 경쟁이 심화될수록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취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경영난에 따른 부실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12월 기준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83.18%(886조4000억원)이며, 그 중 절반 가량(423조원)은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오는 3월 코로나19로 금융지원책으로 운영 중인 만기 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각 시중은행들은 대규모 부실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진출이 달가울 수 없다는 것.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금융산업 촉진과 중금리대출 중심의 영업으로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하는 것이 취지였다”며 “이에 시중은행 대비 규제영향도 덜한데, 대면영업도 기업금융도 허가해주면 시중은행과 차별점 없이 혜택만 받아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