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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는 금융지주 실적 발표, 관전 포인트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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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는 금융지주 실적 발표, 관전 포인트 3가지

4조 돌파 유력···KB와 신한 중 리딩그룹 왕좌 결정 관심
줄어드는 이자 의존도, 각 사의 비은행 및 글로벌 수익 비중 주목
임박한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충당금 설정액 규모 주시

4대 금융그룹 본사 [자료=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4대 금융그룹 본사 [자료=각 사]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9일은 신한·우리금융, 10일은 하나금융이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금융권이 추산한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조8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3%(3조6540억원) 늘었다.
대출총량 규제로 정상적 영업이 제한됐던 4분기 역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4대 금융그룹의 순이익이 15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은 실적 뿐만 아니라 리딩그룹 타이틀의 향방이나, 오는 3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를 앞둔 만큼 충당금 적립 규모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4조 돌파 유력···KB와 신한 중 리딩그룹 왕좌는?


가장 주목받는 것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그룹 쟁탈전이다. 두 그룹은 국내 리딩금융그룹 타이틀 두고 몇 년 새 엎치락 뒤치락 해온 라이벌이다. 또한 두 그룹 모두 지난해 순이익 4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신한금융은 2018년에 이어 2019년 오렌지라이프 인수 효과에 힘입어 KB금융을 꺾고 리딩 금융 타이틀을 차지했었다. 은행 실적만 놓고 보면 KB국민은행이 앞섰지만 비은행부문 포함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2020년에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메웠다. 그 결과 KB금융은 3조455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신한금융(3조4146억원)을 간발 차이로 따돌리며 리딩그룹 타이틀을 탈환했 있었다.

현재까지 추산된 바에 따르면 리딩그룹 타이틀은 현재로서 KB금융이 유력하다. 지난해 KB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4조5240억원으로 신한금융(4조3140억원)을 2000억원 가량 상회하고 있다. 특히, 은행 부문 실적이 두드러졌다.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누적 순이익도 2조2003억원으로 신한은행(2조1301억원)을 700억원 가량 상회했다. 이어 KB국민은행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7270억원으로 신한은행(6610억원)을 660억원 가량 웃돌고 있어, 그룹 간 순이익 경쟁에 유의미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줄어드는 이자 의존도, 각 사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각 그룹 별 비이자·비은행 성과 역시 주목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은행권이지만 4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크게 감소하며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대출총량규제의 영향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기록적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고자 지난 4월 2021년 가계 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5~6%로 설정하고, 각종 대출 규제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대출 증가세는 이어졌고, 8월 NH농협은행의 신규 대출 중단을 시작으로 국민·하나은행 등도 신규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대출 영업 중단 여파에 4분기 4대 은행의 순이익은 3분기 대비 44.98%(1조8540억원)나 축소된 2조268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당국은 올해 가계 대출 총량 목표치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축소된 4~5%로 설정하고 DSR 규제 등을 조기 도입했다. 이로 인해 올해 은행권 대출 공급 한도는 65~97조원 내외로 최대치 기준 13조원 이상 감소된 상태다. 이에 비은행·비이자 확대가 올해 금융권 핵심 화두로 부상했으며 이번 실적발표는 그 가늠선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이자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금융 그룹은 하나금융(26.61%)이었다. 또한 비이자이익 비중이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은 우리금융으로 비이자이익 비중만 전년 대비 5.25%포인트나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역시 눈 여겨 볼 만 하다.

◆임박한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충당금 설정액은 얼마나


올해 3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종료를 앞두고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했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이 추산한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조5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1%(5920억원) 가량 축소됐다.

당초 은행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된 2020년 초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원금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을 실시했다. 이에 올해 1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에서 납기가 연장된 대출과 이자 총액은 139조4494억원에 달한다.

해당 금융지원은 2020년 9월까지였지만 6개월씩 3차례 연장된 바 있다. 올해 초 지원 조치의 연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코로나19로 상환능력이 낮아진 잠재부실 채권이 지속 누적되면 대규모 부실을 유발할 수 있어 추가적인 연장 조치는 없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때문에 당국은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됨에도 금융사에 배당을 축소하고 충당금을 적립할 것을 권고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소상공인 부채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금융사들은 자영업자 대출 부실 등에 따른 부정적 충격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충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은행은 대손충당금은 물론 대손준비금까지 쌓고 있으므로 충당금 규모가 적은 수준이 아니다”며 “보수적 관점에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초창기인 만큼 리스크가 정확히 산정 되지 못해 과도할 정도로 충당금을 쌓은 것이다”며 “올해 들어 오미크론 확산,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있지만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고려시 현재 각 금융사는 충분한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