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글이다. 애플은 위 내용처럼 환경을 생각해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청정 에너지로 바꿔가고 있고 친환경을 위한 패키지 간소화, 프로모션 영상 제작 등 친환경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거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 번의 '헛발질'로 인해 애플의 친환경을 위한 노력은 폄하되고 있다. 이번 비전 프로에서도 애플의 '탄소 중립'을 둘러싼 양면성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19일부터 비전 프로의 사전 예약 판매를 개시했다. 본 판매가 2월 2일부터지만 이미 사전 예약 판매수량만 20만대를 돌파했다. 비전 프로의 판매가는 256GB 모델 기준 3499달러(약 467만원), 512GB 모델은 3699달러(약 494만원),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3899달러(약 520만원)다. 이 세 모델의 평균가격과 20만대를 곱하면 벌써 매출 1조원을 거둔 셈이다.
확인된 비전 프로의 전원 케이블은 커넥터가 외부로 노출돼 있던 라이트닝 케이블과 유사하게 생겼지만 보다 큰 12핀 규격이다. 이전 라이트닝 케이블은 8핀 규격이다.
그간 애플은 여러 전자기기의 표준 규격으로 사용되고 있는 USB-C타입 케이블 대신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케이블만을 고집해왔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고, 업계에서는 불필요한 케이블 추가 지출을 야기, 전자폐기물을 증가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애플의 행보에 제동을 건 곳은 유럽연합(EU)이다. 지난 2021년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충전기 표준화 법안을 확정지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유럽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USB-C 충전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고, 아이폰 15부터 USB-C 단자로 교체됐다. 그러자 진정 친환경을 위한다면 일찌감치 케이블 규격 통일에 동참해야 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갑작스레 케이블과 단자를 교체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이렇게 애플 기기에서 라이트닝 케이블과 단자가 완전히 퇴출되나 했지만 느닷없이 비전 프로에서 부활했다. 이에 외신 '더 버지'는 "애플의 비전 프로 배터리 팩은 라이트닝 케이블의 마지막 보스를 숨기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