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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KF-21 보라매 가격 두 배 가까이 뛰어 1억1000만 달러..."그래도 F-35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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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KF-21 보라매 가격 두 배 가까이 뛰어 1억1000만 달러..."그래도 F-35 절반"

7040만→8750만 달러 56% 급등, 첨단 기술·원자재비 상승 원인
라팔 2억2500만· F-35 2억240만 달러 대비 여전한 경쟁력
KF-21의 경쟁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이륙하는 KF-21.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KF-21의 경쟁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이륙하는 KF-21. 사진=X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제 전투기 시장에서 경쟁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체비용이 56% 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쟁기종이라고 할 수 있는 스웨덴 사브 그리펜이나 F-16,F/A-18 수퍼호넷에 비하면 저렴하며 특히 F-35스텔스 전투기에 비하면 절반값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0(현지시각) 불가리아 밀리터리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KF-21의 대당 가격이 기존 7040만 달러(953억 원)에서 11000만 달러(1489억 원)으로 56% 뛰었다.

한국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달 26일 대한민국 공군을 위해 KF-21 보라매 전투기 20대를 추가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175000만 달러(23600억 원)으로, 지난해 7월 체결한 14억 달러(18900억 원) 규모 20대 계약에 이어진 것이다.

가격이 오른 주요 원인은 첨단 기술 반영과 원자재 비용 증가 때문이다. KAI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티타늄과 반도체 등 원자재 비용 상승, 첨단 기술 투자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기체만의 단위 비용은 7040만 달러에서 8750만 달러(1184억 원)으로 24% 올랐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1125만 달러(152억 원)에 공급하는 제너럴일렉트릭 F414-GE-400K 엔진 2대를 포함하면 총 대당 비용은 11000만 달러에 이른다.

첨단 장비 개선으로 성능 크게 향상


추가 주문분에는 상당한 성능 개선을 포함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다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고, 2032년 배치 예정인 국내 개발 '천룡' 공대지 미사일과 단거리 SRAAM-II 등 새로운 무기 체계를 통합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5000만 달러(6090억 원) 규모로 F414 엔진 40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여기에는 예비 부품과 유지보수 지원도 포함했다. 이 엔진은 미 해군의 F/A-18 수퍼 호넷과 스웨덴의 JAS 39 그리펜 E/F에도 사용하는 것으로, 44000파운드의 추력을 제공해 KF-21이 마하 1.8 속도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고성능 부품 수요 증가 때문에 가격이 올랐으며, 이는 전 세계 방위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추세로 보고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KAI는 자동화한 생산 기술을 통한 비용 관리로 고가의 서구 대안 대비 제트기의 경제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이 비행하고 있다. 사진=KAI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이 비행하고 있다. 사진=KAI


KF-21은 길이 55피트(16.9M), 날개 길이 37피트(11.2m)로 최대 이륙중량 56400파운드(25.6t)를 자랑한다. 10개 외부 하드포인트에 걸쳐 17000파운드(7.7t)의 탑재 용량을 보유하며, 620마일의 전투 거리와 1550해리(2900km)의 페리 범위를 제공한다. KAI는 지난해 11월까지 1000회 이상의 무사고 출격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는 87km 떨어진 드론을 추적해 AIM-2000 미사일을 발사하는 테스트에서 목표물 1m 이내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F-35F-22 같은 5세대 전투기와 달리 KF-21은 내부 화기 격납고가 없어 스텔스 능력이 제한돼 다. 그러나 신중한 기체 형성과 레이더 흡수 소재를 통해 줄인 레이다 피탐 단면적(RCS)은 F-35의 완전한 스텔스 프로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스텔스 성능에서 프랑스 라팔과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같은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

◇ 서구 경쟁기종 대비 여전한 가격 경쟁력


가격이 올랐지만 KF-21은 여전히 서구 경쟁 기종들보다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세르비아와 계약을 맺은 프랑스 다소의 라팔은 대당 약 22500만 달러(3040억 원), 콜롬비아 공군이 검토 중인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 E/F는 구성과 주문 규모에 따라 16200만 달러(2090억 원)에서 24300만 달러(3290억 원)으로 추정한다.

한국이 이미 운용 중인 록히드마틴 F-35A2023년 무기를 제외한 25대 계약에서 대당 2억 240만 달러(2740억 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F-16 블록 70/72F/A-18 슈퍼 호넷의 현대화한 변형도 일반 대당 12000만 달러(1620억 원)을 넘는 수준이다.

KAI관계자는 지난 202319포티파이브 인터뷰에서 KAI 관계자는 "5세대 전투기 성능의 80%를 약 절반 비용으로 제공하는 실질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KF-16과 함께 편대 비행을 통해 입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표준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은 서방 동맹 국가에 매력을 높여준다. KAI는 또한 2030년대 중반까지 KF-21"충성스러운 윙맨" 무인 전투 항공기의 지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LOWUS 드론과 같은 무인 시스템과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

◇ 수출 전망 밝지만 제약 요인도


국제 수출 전망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4월 아랍에미리트 고위 공군 관계자가 시제기를 직접 비행했으며, KAI는 페루 공군과 유지보수 서비스 및 부품 현지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미 FA-50을 운용 중인 필리핀은 F-16과 함께 KF-2140대 항공기 계약 후보에 올린 상태다.

수출에는 제약 요인도 있다. KF-21이 미국산 F414 엔진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따른 수출 통제를 받게 돼, 비동맹 국가 판매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고소는 이런 제약이 NATO나 미국 동맹국 이외 국가와의 거래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KF-X 사업의 20% 파트너인 인도네시아가 올해 초 현재 총 74600만 달러(1조 원)에 이르는 지급 지연에 대한 조사에 직면해 있어 한국은 원래 인도네시아를 계획한 프로토타입을 보유하게 됐다.

한편 KAI와 한화에으로스페이스는 KF-21의 외국 부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화는 2035년까지 추력 15000~24000파운드를 낼 수 있는 국산 엔진을 개발 중인데, 이를 통해 미국의 수출 제한을 없애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은 2032년까지 총 120대의 KF-21을 배치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