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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부서지지 않는다'...삼성, '언크러쉬' 광고로 애플 저격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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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부서지지 않는다'...삼성, '언크러쉬' 광고로 애플 저격 눈길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광고를 조롱하는 삼성전자의 '언크러시' 광고.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광고를 조롱하는 삼성전자의 '언크러시' 광고.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광고를 조롱하는 '언크러시'라는 제목의 광고를 공개했다. 이 광고는 애플의 '크러시' 광고에 대한 반응으로, 여성이 갤럭시 탭 S9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특징으로 했다. 이 광고는 애플이 창작자와 예술가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직면한 후에 공개되었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삼성모바일US)은 15일(현지시각)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언크러시(Uncrush)'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40초 남짓한 이 영상에서는 여성이 갤럭시 탭을 보며 부서진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영상의 말미에는 '창의성은 부서지지 않는다'(Creativity cannot be crushed)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이 광고는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 '크러시'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하며 공개한 광고가 예술가 폄훼 논란 끝에 방영을 중단한 지 며칠 만에 삼성이 이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에서는 여성이 부서진 기타를 집어 들어 갤럭시탭에 저장된 악보를 보며 연주를 이어가는 모습이 보여졌다.

이 광고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잔해와 부서진 기타는 애플 광고에서 유압프레스로 뭉갠 사물을 상징하며, 여성이 앉아 있는 곳은 유압프레스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또한, 애플 광고와 대조적으로 삼성 광고에서는 보면대에 놓인 갤럭시탭 S9이 여성의 연주, 즉 예술·창작 활동을 돕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삼성의 신형 태블릿인 '갤럭시탭 S9'을 소개하는 광고는 "창의성은 무너질 수 없다(Creativity cannot be crushed)"라는 메시지로 끝났다. 삼성은 이 광고를 올리며 "우리는 결코 창의성을 무너뜨리지 않을 것(We would never crush creativity)"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IT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이 광고를 "애플의 광고를 조롱하는 영리한 방법이며 전체적으로 매우 세련되게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지난 7일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하면서 '크러시'라는 제목의 광고를 공개했다. 이 광고에서는 피아노, 기타, 카메라, 페인트 통 같은 아날로그 기기와 도구들이 대형 유압 프레스에 넣고 뭉개져 결국 아이패드 하나만 남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광고는 여러 창작 도구들이 결국 아이패드 하나로 통합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창작자들의 노력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애플은 광고에 대해 빠르게 사과하고 해당 광고의 TV 게재를 취소했다.

설상가상 해외를 중심으로 이 광고가 LG전자가 2008년 출시한 3인치 풀 터치스크린 800만 화소 카메라폰 '르누아르(LG-KC910)' 광고와 유사하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무려 16년 전 나온 LG의 광고에서도 악기, 카메라 렌즈, 페인트가 유압 프레스로 부서진 후 마지막으로 휴대전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 광고 영상을 비교해보면, 여러 물건들이 탑처럼 쌓인 상태로 광고가 시작되는 장면부터 악기, 카메라 등이 차례로 뭉개지는 장면, 마지막에 각각 휴대전화와 아이패드가 등장하는 장면까지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했다..

삼성의 '언크러시' 영상은 단순한 광고를 넘어 애플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에게 갤럭시탭 S9의 장점을 어필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창작자와 기술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키며 기술 발전이 예술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