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 함께 ‘오징어 게임’ 영어판 스핀오프 제작 논의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연출자인 황동혁 감독이 극 중 등장하는 ‘VIP’ 캐릭터들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연결지으며 현대 사회 권력 구조의 변화상을 짚어 이목을 끌고 있다.
30일(이하 현지시각)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황 감독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는 요즘 어디서든 보인다”며 “‘VIP’들이 그를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는 단순한 쇼맨이 아니라 세계를 사실상 움직이는 대형 기술기업의 수장”이라며 “3시즌 편집을 마치고 나니 VIP 중 몇 명이 자연스럽게 그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VIP는 정체를 숨긴 채 가면을 쓰고 죽음의 게임을 관전하는 극소수의 부유층을 뜻한다. 황 감독은 이들이 시즌3에서 ‘관찰자’에서 ‘참여자’로 바뀐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제는 가면을 벗고 직접 게임에 참여해 다른 사람을 죽인다”며 “이는 실제 권력 행사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과거 권력자들이 “커튼 뒤에서 보이지 않게 시스템을 통제했다면 이제는 미국을 포함한 많은 사회에서 자신이 권력자임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른바 테크 재벌들이 누구에게 돈을 쓰는지까지 공개적으로 밝힌다”며 “권력을 쥔 사람들이 더는 숨어있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감독은 “정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제는 가면을 벗고 ‘우리가 모든 걸 통제하고 있다’고 선언하는 듯하다”고 했다. 이는 단순한 드라마적 설정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경제 권력의 작동방식을 날카롭게 풍자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현재 영화감독 데이비드 핀처와 함께 ‘오징어 게임’ 영어판 스핀오프 제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핀처가 별도의 장편 영화 일정이 없을 경우 이 프로젝트가 올해 그의 주요 작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