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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주요 생보사, 운용사 인수전 가속 '대체투자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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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생보사, 운용사 인수전 가속 '대체투자 전면전'

삼성생명, 헤이핀 인수… 한화·흥국생명, 이지스 인수경쟁
수익다변화 절실…대체투자 역량 확보 사활
운용자산이익률, 작년 말보다 0.2%P 하락
업계 위기감 확산…M&A·펀드출자 등 공격적 행보
삼성생명을 포함한 보험사들이 대체투자에 강점을 가진 자산운용사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생명을 포함한 보험사들이 대체투자에 강점을 가진 자산운용사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 제공.
보험사들이 금리인하기 운용수익률 개선을 위해 대체투자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유럽계 대체투자기업 헤이핀(Hayfin) 지분을 사들이며 해외 대체투자에 본격 나섰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생명보험업의 수익원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금리인하기를 맞아 운용수익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대체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미국 사모펀드 아크토스파트너스(Arctos Partners)가 보유한 헤이핀 지분을 인수하고 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헤이핀은 340억유로(약 55조원) 규모 자산을 사모대출·사모투자 형태로 운용하는 유럽계 대체투자사다. 앞서 지난 7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프랑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IM) 프라임이 소수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글로벌 운용사 지분을 확보해 자산을 효율적으로 굴리고, 향후 공동투자·펀드출자 등으로 협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과거에도 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왔다. 2021년 영국 부동산 자산운용사 새빌스IM 지분 25%를 확보했고, 2022년에는 삼성화재와 함께 블랙스톤 펀드에 6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인프라 투자사 메리디암 지분 20%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국내 시장에서도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이 본격화하면서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는 최근 예비입찰 이후 숏리스트(적격후보)를 통보했으며, 한화·흥국 외에도 복수의 외국계 재무적 투자자(FI)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지분 100% 기준 8000억~8500억원으로 추정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 65조8000억원을 굴리는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로, 작년 말 기준 매출 4182억원·영업이익 825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펀드 수탁고는 27조원으로 시장 점유율 14.5%에 이른다. 본입찰은 오는 10월 진행될 예정이며, 연내 최종 인수자가 확정될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김동원 사장을 중심으로 대체투자 강화 전략을 추진 중이며, 맥킨지·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자문사로 두고 이지스 인수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모기업 태광그룹의 공격적 M&A 기조에 힘입어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대체투자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낮아진 운용수익률이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2개 생보사의 올해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작년 말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빅3’인 삼성생명(3.3%), 교보생명(3.5%), 한화생명(3.1%) 모두 평균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국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장기자금을 바탕으로 대체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