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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미래에셋대우, 화학적 통합 금가나? 합병정책놓고 노사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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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미래에셋대우, 화학적 통합 금가나? 합병정책놓고 노사 '극과 극'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미래에셋대우 노사가 동일한 합병정책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일방적인 합병정책으로 구 대우증권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관련 제도의 즉각 시정을 촉구했다. 반면 사측은 합병 이후부터 신인사제도는 물론 임금/단체협약을 포함하는 통합 협상을 진행했다며 노조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노조 “대우증권 직원 상대적 박탈감 감내할 수준 넘었다”

사진=사진은 지난해 4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앞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 노동조합 총파업 출정식'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사진은 지난해 4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앞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 노동조합 총파업 출정식' 모습.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인 합병정책으로 인해 구 대우증권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노사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이슈는 크게 신인사제도도입, 노사합의제도폐지, 업무직 직원(OA직군)들의 차별정책 등 세가지다.

먼저 신인사제도의 경우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과정에서 5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던 사내 직급을 3단계(매니저•선임•수석)로 개편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회사가 지금까지 협상을 통해 도출된 작년 임금인상 분에 대해서 신 인사제도 도입을 전제로 수용하겠다는 비상식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신 인사제도의 핵심인 ‘직급통합’이라는 직원들의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이 직원들의 임금을 담보로 강요하고자 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이미 수 개월에 걸쳐 신인사제도와 임금/단체협약을 포함하는 통합협상을 진행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되레 노조측이 회사와 사전협의없이 신인사제도, 임금인상, 단체협약, 합병 위로금을 포함하는 패키지 타결을 주장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오히려 현재 노동조합은 이중합병 위로금 지급 요청이 받아들이지 않자 패키지 타결을 먼저 요구했던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며 “합의안도 없는 2016년 임금인상을 먼저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각 정책마다 상반된 목소리, 즉각적인 시정이 없을 경우 강경투쟁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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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노사합의제도폐지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맞선다.

노조측은 현재 회사가 영업직원 영업비용 지원제도(네트워크 비용), PB팀장수당, 사내 동호회 지원비 등을 노조와의 어떠한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폐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대우 노조측은 “회사는 당장 지금까지 어렵게 노사합의를 통해 도입된 이러한 긍정적인 제도들을 즉각 재시행한다”라며 “앞으로도 대우증권의 노사문화가 이루어낸 전통적인 정책들에 대해 결코 손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측은 이에 대해서도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논의되어 회사가 추가적으로 지원한 것이며, 임금 협상 및 단체협약 등과 같은 노조 합의사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세부항목별로 △네트워크 비용은 영업지원 목적별로 다른 형태로 지급을 검토중이며 △사내 동호회 지원은 전체 직원의 소수만이 수혜를 받는 항목으로 기존 대우 직원의 일부로만 구성된 동호회 제도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PB팀장 수당의 경우 합병 이후 PB팀장 직책 자체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업무직 직원(OA직군)들의 차별정책에 대해서도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노조는 이 정책을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비유하며 “최근 인사제도를 변경함에 따라 똑같은 대리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직 출신과 일반직 대졸 출신의 호칭을 구분함으로써 직원들 간의 신분차별을 통해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라며 “회사는 즉각 업무직 출신 직원들의 호칭을 일반직 직원들과 통합하는 것은 물론 향후 일반직과 업무직 출신을 구분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업무직 직원(OA직군)들의 차별정책이 아니라 고객관점에서 업무직과 일반직 호칭을 구분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마래에셋대우측은 “업무직의 경우 자산운용 업무를 하지 않는데, 일반직과 동일하게 ‘매니저’ 호칭을 사용하게 되면 고객에게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등 도입취지는 고객 보호의 차원”이라며 “기존 업무직 호칭을 ‘사원’ 에서 ‘주임’ 또는 ‘대리’ 로 변경하여 직원들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소송을 준비중인 통상임금에 대해서도 “노동조합과 임단협 관련하여 임금체계를 변경하고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 및 내부 검토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노동조합은 이같은 사항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이 없을 경우, 지금까지의 모든 협상을 중단할 방침이다. 또 집회투쟁은 물론 각종 합의문 및 단체협약 위반으로 지방노동위원회 제소 및 통상임금 기준 축소에 따른 각종 수당에 대한 소송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에셋대우노조가 강경모드로 돌아서며 미래에셋•대우증권의 화학적 결합이 또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물리적 M&A보다 인수합병 이후 조직의 화학적 통합을 어떻게 이뤄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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