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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중공업, 최악 벗어나 점진적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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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중공업, 최악 벗어나 점진적 회복 기대

2분기 예상됐던 해양프로젝트 3분기로 이연돼 실적저조 초래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전문기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올 2분기 실적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면서 조선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 3사가 발표한 2분기 영업손실은 총 4조7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이며 현대중공업은 이보다 훨씬 규모가 적은 1710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조선업종에 대해 올 2분기를 끝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발표가 일단락된 것으로 진단하면서 하반기 실적개선 여력이 높은 현대중공업부터 선별적 접근에 나설 것을 추천하고 있다.

최악의 실적 발표 속에서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하반기 수주 증대는 국내 조선사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HMC투자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올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1조9000억원, 영업손실 1710억원을 기록하여 당사 및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고 있다”며 “조선부문에서는 세미리그(반잠수식 시추선) 3기의 공정 지연으로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된 것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2분기 유가 반등으로 현대오일뱅크 OPM(영업마진)이 7.9%를 기록하여 호조세를 유지했지만, 2분기 예상됐던 해양프로젝트가 3분기로 이연됨에 따라 2분기 실적이 저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무적인 현상으로는 일반상선부문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꾸준히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으며, 연결기준 조선부문(세미리그 제외)은 BEP(손익분기점)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

후판가격 하락과 우호적인 환율로 일반상선 부문의 점진적인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가하락으로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OPM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선부문 수익성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실적은 최악을 벗어나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될 전망이나 세미리그 3기가 여전히 공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부문의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해양부문 역시 2016년 상반기까지는 조선소 혼잡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더딜 것이라는 게 강 연구원의 전망이다.

그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52조5000억원 수준에 비해 5.5% 하락한 49조6000억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3조2000억원 적자에서 올해 1600억원 적자로 폭을 줄여가고 당기순이익 또한 2조2000억원 적자에서 2800억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B대우증권 성기종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의 2분기 실적은 또 한번의 혼돈과 위기로 나타났다”면서 “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추가 부실이 적었으며, 향후 수주와 실적, 재무 측면에서 두 경쟁사 대비 경쟁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성 연구원은 이어 “현대중공업은 국내외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높은 경쟁력으로 장기간의 업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상선과 해양생산설비에서의 경쟁력이 뛰어나고 다양한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체력 회복이 빠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고환율과 상선부문 수주 증가는 긍정적으로 보이나, 낮은 유가와 불경기로 해양플랜트와 타 사업부의 수주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성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액이 48조3230원, 영업이익 50억원, 당기순이익 -26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공시를 통해 밝힌 올해 1분기 EPS(주당순이익)는 -2565원이다.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710억원 정도 적자가 났기 때문에 올 2분기 EPS는 -6000원 상당에 달할 전망이다.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증권 이지훈 연구원은 "하반기 반영 예정인 체인지오더 규모는 3억2000달러로 알려졌다"며 "2분기 조선 부문 손실을 이끌었던 삼호중공업의 반잠수식 시추선은 8월말 인도 예정으로 부정적 효과는 감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현대중공업이 영위하는 사업은


현대중공업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로 27개의 국내 계열회사가 있다. 이 중 상장사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종합상사 등 3개사 이며, 비상장사는 24개사이다.

지배기업인 현대중공업과 연결대상 회사들이 영위하는 주요 사업은 주로 조선·해양 부문의 사업이며 선박용 엔진과 금융사업 부문도 포함되어 있다.

조선부문은 기술, 노동, 자본 집약적인 산업인 동시에 대단위 장치산업으로서 전후방연쇄효과가 큰 종합조립산업으로 조선부문을 통해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 및 가스의 개발ㆍ추출을 위한 대형설비를 제작ㆍ설치하는 해양부문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화력, 열병합, 복합화력 발전소와 담수설비를 일괄도급 건설하는 발전분야 및 화공플랜트를 제작ㆍ설치하는 플랜트 부문 사업과 선박용엔진 등을 생산하는 엔진부문과 변압기등 전력설비를 생산하는 전기전자시스템부문, 굴삭기, 휠로더 등을 제작ㆍ판매하는 건설장비부문, 태양광발전 등의 그린에너지부문 등이 있다.

원유 정제를 거쳐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주요 에너지원 및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정유부문, 금융투자업ㆍ선물업ㆍ벤처캐피탈ㆍ일반자금금융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금융부문 사업도 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로 지분 10.15%인 771만7769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현대미포조선이 7.98%인 606만3000주를 보유하고 있고 아산사회복지재단이 2.53%인 192만주를 갖고 있다. 또 아산나눔재단이 0.65%인 49만2236주를 소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주주는 올해 3월31일 현재 정몽준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1620만71주인 전체의 21.32%를 갖고 있어 비교적 취약한 지배구조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의 백기사를 자처하고 있는 KCC가 지분 4.04%인 306만8110주를 갖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 투자포인트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함께 목표주가가 하향조치 되는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조선 업종 내에서 상대적인 선호는 유지하지만 업황 둔화의 영향이나 해양 프로젝트 실적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부문 이익 호조에도 시추설비 인도 지연과 관련 비용 발생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선 부문 고수익 선박 매출증가와 해양플랜트 부문 공정안정화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단 발전플랜트 부분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의미 있는 실적개선은 2016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상선 부문의 경우 여름철 비수기 영향으로 수주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수주모멘텀이 부진했던 LNG선 과 해양생산설비 일부 발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김선미 연구원은 기존 적자 프로젝트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했고 생산 공정 지연에 따른 원가율 상승이 조선업종의 올 2분기 어닝쇼크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조선 3사는 해양·조선의 급격한 수주 비중 변화 등의 구조적 문제로 불확실성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나마 현대중공업이 해양부문 매출 비중이 적고, 적자 플랜트의 인도 시점이 이른 편이라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SK증권 이지훈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대형 3사 중 적극적인 손실 반영으로 실적에 대한 불투명성이 가장 낮지만 업황의 부진과 경쟁 심화, 낮은 수익성은 변화의 조짐이 없다"며 "당분간 조정 추세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며 "예상 매출액은 11조9900억원, 영업이익은 1388억원인데 해양 부문의 체인지오더와 조선 부문의 특수선 비중 감소가 적자 지속의 끈을 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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