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트럼프 정권이 내세우는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거슬러 역수(逆數)를 취함으로써, 아마존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국 IT기업의 유치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은 태평양 연안 멕시코 중부 할리스코 주에 사무실을 확대할 계획이며, 대량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은 현지 당국의 공식 발표를 통해 알려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할리스코 주의 주도 과달라하라는 연말까지 글로벌 기업 10개사가 본사를 둘 전망이며, 이어 60개사가 진행 중이라고 신흥기업의 유치를 지원하는 단체는 밝혔다. 많은 신생기업에 인기 있는 공유 사무실을 제공하는 미국 위워크(WeWork)는 지난해 9월 멕시코시티에 진출한 이후 5개소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이미 6000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의 미국 유입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를 통해 중국과 캐나다 같은 나라는 기존에 미국으로 향하던 기술자나 신흥기업을 획득하기 위해 힘을 쏟기 시작하고 있다.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단기 취업 비자 'H-1B'의 발급 억제도 포함되어있다. 많은 미국 기술 기업은 외국에서 전문적인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서 H-18 비자에 의지해 왔으나, 이제 이들 기술자를 중국과 멕시코에 빼앗길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했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트럼프가 지난 9월 유년기에 부모와 불법 입국한 젊은이의 체류를 허용하는 미국 이민 구제 제도 'DACA'의 철폐를 발표하면서 멕시코 출신 이민자 60만명 이상이 향후 미국을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쫒아 미국에서 노력해 왔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당할 경우 이들 기술 인력이 모두 멕시코에 합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결국 트럼프가 내세우는 반이민 정책이 멕시코와 같은 주변 국가를 비롯해 멀리 기술 인력을 요구하는 중국과 남아시아 국가 등에 일부 도움이 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