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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내달 자금세탁방지 감사에 고삐 ‘바짝’…“걸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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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내달 자금세탁방지 감사에 고삐 ‘바짝’…“걸리지 말자”

농협은행,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 16명→23명
기업은행, 행장이 나서 미국 금융감독청 방문

왼쪽부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본점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국내 은행들이 자금세탁방지 업무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국제적으로 자금세탁방지 규제가 강화된데다 미국 금융감독청(DFS)이 다음달 한국계 은행 현지법인에 대한 감사를 예고한데 따른 것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자금세탁방지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전담 조직 확대·개편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 나서는 곳은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이다. 이들 은행은 앞서 자금세탁방지 규정 준수 미비로 DFS로부터 제재나 과태료 부과를 받은 적이 있는 만큼 이번 자금세탁방지 업무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3일 기존 준법감시부 내 자금세탁방지단을 격상시켜 자금세탁방지 전담센터를 신설했다. 전담 인력도 기존 16명에서 23명으로 늘렸다. 자금세탁방지 업무 역량을 강화해 자금세탁 관련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방편이다.

기업은행도 준법지원부 내 해외 컴플라이언스 팀을 자금세탁방지부로 격상했다. 김도진 행장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김 행장은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2박 4일 간 미국 뉴욕행 출장길에 올랐다. 기업은행 뉴욕법인의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상황을 미국 DFS에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다.

다른 은행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최근 자금세탁방지 전문직원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인력 확충에 전격 나섰다. 국민은행은 재무대책특별위원회(FATA) 국제기준 등 자금세탁방지제도에 대한 국내외 전문 지식 보유한 담당자 채용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자금세탁방지 관련 내부통제 절차를 구축·기획하고 점검 업무를 수행할 담당자 채용 공고를 냈다.

자금세탁방지 관련 부서에 배치된 평균 인력은 약 30명 수준이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33명,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32명, 하나은행은 25명 순이다. 은행들은 꾸준히 관련 인력을 충원하고 자금세탁방지 업무 교육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 등을 위한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이를 잡아내는 전문가들에게도 더 높은 실력과 전문지식이 요구되고 있다”며 “외국계 은행에 비해 한국에는 충분한 인력이 없어 은행 차원에서 자금세탁방지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