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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원·엔환율 고공행진, "상단 더 뚫린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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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원·엔환율 고공행진, "상단 더 뚫린다" 왜?

원·엔환율이 미국무역분쟁 확산 등에 따른 안전자산선호현상과 맞물리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자료=유진투자증권
원·엔환율이 미국무역분쟁 확산 등에 따른 안전자산선호현상과 맞물리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자료=유진투자증권
원엔환율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5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일 기준으로 100엔당 1129.43으로 뛰었다.이는 지난 2016년 6월 28일(1139.67원)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정환율은 한 나라의 환율을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특정 국가의 환율을 기준환율이다. 이 기준환율을 이용해 제3국의 환율을 간접으로 계산한 환율을 뜻한다. 일본 엔화는 원화와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재정환율로 계산된다. 따라서 원엔환율 급등원인을 살피려면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을 같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고,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일 경우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이 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원엔환율은 원달러환율, 엔달러환율에 따라 바뀐다.

먼저 엔달러환율 측면에서 엔달러 환율 약세(엔화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관련 있다. 엔화는 대표 안전 자산의 하나다. 최근 안전자산의 수요를 부추긴 요인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의 영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윗에서 다음달 1일부터 3000억 달러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나머지 3250억 달러어치에도 25% 관세율 적용을 경고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산 수입품 전량에 대해 '관세장벽'을 쌓는 등 미중무역분쟁이 다시 확산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나타나며 엔화강세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10% 관세부과를 발표했다"면서 "최근 미중이 협상재개를 9월로 미루고, 관세가 발효되자 미중간 무역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를 높이며 엔화 등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긴 요인은 미국의 긴축성향의 금리인하가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연내 2~3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Fed가 긴축적 스탠스를 나타내며 기준 금리인하에도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파월 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중간 사이클을 반영한 금리인하지 장기금리인하성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 요인에다 일본 백색국가 제외라는 돌발변수가 겹치며 원엔환율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방침이 알려진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엔화 값은 100엔당 58.1원 급등하며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나 엔화 측면에서 원화약세 재료들이 잇따라 겹치며 원엔환율은 급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Fed의 공격적 금리인하 기대약화에 따른 미 달러가치 상승압력과 미중 무역분쟁 재확산에 대한 세계경제 침체우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경제 성장기대 약화 등 불확실성이 원화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결국 한국경제에 대한 성장기대가 약화되는 상황으로 원달러환율, 원엔환율 모두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하며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