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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코리아컵, 경마선진국 진입·국민축제 과시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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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코리아컵, 경마선진국 진입·국민축제 과시 '일석이조'

코리아스프린트와 동시 개최...美·英·홍콩 등 참가로 높아진 국제위상 입증
해외경주마와 시합 국산마 '동반우승' 이변...우승단골 日 불참은 '옥의 티'
가족·연인 관람객 '북적', 타악기공연·태권도시범 등 레저문화축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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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2019 코리아 스프린트' 대회에서 우승마 '블루치퍼'와 유현명 기수가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오른쪽 2번째)을 비롯한 마주, 내외빈들과 함께 우승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100년 역사의 한국경마가 오는 2022년 '경마 선진국 그룹' 합류를 위한 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8일 오후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국내최고 권위의 국제경마대회인 '2019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가 바로 '경마선진국 한국'을 알리는 자리였다.

1200m 단거리경주인 코리아스프린트가 먼저 펼쳐졌고, 이어 1시간 뒤 1800m 장거리경주인 코리아컵이 치러졌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마사회의 경마대회는 지난 2016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국인 한국을 제외한 모든 참가국이 경마선진국 그룹인 '파트원(PART I)' 국가들로 구성됐다.

대회 전체 출전마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한 한국마들을 비롯해 미국, 영국, 홍콩, 프랑스 등 총 5개국의 경주마들이 참가했으며, 특히 세계 최상위권인 미국경주마 '론 세일러'가 출전해 경마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론 세일러는 경주마 능력지수인 국제레이팅 112(0~140 단계로 높을수록 우수한 말임)를 자랑하는 국제 경마계의 '거물'로서 마주는 미국 프로농구 NBA 뉴올리언즈 펠리컨즈 구단주 게일 벤슨이다.

현재 세계 경주마 랭킹 1위는 국제레이팅 127이며, 한국 출전마 가운데 국제레이팅 최고의 말은 지난 3월 두바이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던 '돌콩'(108)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세계랭킹이 높고 몸값이 비싼 경주마는 마주들이 원거리 이동에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미국,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등 세계 주요 경마대회는 국가대항전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종종 축구의 '월드컵'에 비유된다. 주최국을 제외하면 출전국 모두 PART I 그룹의 국가대항전으로 펼쳐졌다는 점에서 한국 경마대회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주대회의 결과는 초반 예상과는 다르게 이변이 속출했다.

먼저 오후 3시 5분 열린 코리아스프린트에서는 총 16두의 경주마가 출전한 가운데 한국마 '블루치퍼'(기수 유현명)가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한국마 '다이아삭스'(기수 문세영)가 2위, 한국마 '가온챔프'(기수 임기원)'가 3위를 차지했다.

1~3위뿐만 아니라 5위권까지 한국 경주마가 싹쓸이하는 이변이 나온 것이다. 특히, 3위 가온챔프와 5위 파이널에너지는 해외에서 들여온 말이 아닌 순수 국산마로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오후 4시 15분 열린 코리아컵에서는 11두의 경주마가 출전해 한국마 '문학치프'(기수 문세영)가 결승선을 가장 먼저 들어왔고, 한국마 '청담도끼'(기수 임기원)가 2위, 영국마 '앰배서도리얼'(기수 데이빗)이 3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국제레이팅 한국최고로 관심을 모았던 '돌콩'은 5위, 이번 대회 최고랭킹으로 우승후보였던 '론 세일러'는 10위에 그쳤다.

관람객들은 한국마들이 홈 이점을 안고 선전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두 대회 모두 우승을 차지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한 터라 더 큰 기쁨을 드러냈다.

한 경마 관계자는 "말은 예민한 동물이라 잔디밭, 모래밭 등 나라마다 다른 경주로와 환경에 따라 홈·원정 경기성적에 기복이 있을 수 있고, 1~3회 단골 우승국인 일본이 올해 불참했다"고 분석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나라 경주마들의 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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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2019 코리아 스프린트' 대회가 끝난 뒤 관람객들을 위한 부대행사로 '타악기 난타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이날 서울경마공원에는 3만 6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 등 한국주재 외교관과 해외 외신기자들도 대거 참석해 한국 경마대회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또한, 관람대와 경주로 사이에 조성되어 있는 야외 관람석(스탠드석)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돗자리를 펼쳐놓고 음식을 먹으며 아이들과 경마를 관람하는 모습이 많이 띄었고, 광장에 마련된 다양한 부스에도 유모차를 끌고나온 가족과 연인 방문객이 줄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코리아스프린트 경주와 코리아컵 경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대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타악기 난타공연, 태권도 퍼포먼스도 펼쳐져 단순히 경마대회 수준을 넘어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의 장을 방불케 했다.

실제로 마사회는 '경마=도박'이라는 인식이 뿌리깊은 우리나라에서 경마를 범국민적 레저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경마장을 '테마공원'으로 정착시키고 1년 내내 다양한 축제와 행사 프로그램으로 채워 가족, 연인 방문객이 즐겨찾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경마공원 내에는 트로이목마와 놀이시설 등을 갖춘 어린이 체험장 겸 놀이터 '포니랜드', 여름시즌에 대형 풀과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는 '포니워터랜드'를 포함해 가상현실 승마체험시설, 국내 유일의 말 박물관, 글램핑 존 등이 조성돼 있다. 주말에는 지역 농가와 연계한 '우리농산물 직거래장터'도 열린다.

이날 온 가족과 방문한 한 주부는 "처음 아이 아빠의 권유로 왔는데 생각보다 공원과 놀이시설이 잘 조성돼 있고 이벤트도 많아 자주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국 CNN 방송은 서울과 부산의 경마공원을 소개한 프로그램에서 "한국경마는 다른 경마선진국과 비교해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며 "한국 경마공원은 경마팬 뿐 아니라 가족단위의 일반대중이 많이 찾는 문화공간"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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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 관람대에서 관람객들이 '2019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대회를 구경하고 있다.이날 관람대와 경주로 사이의 야외관람석 '그랜드스탠드'에는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사진=김철훈 기자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