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9시 12분과 13분에 JTBC 회사채에 대한 매도 주문 300억 원, 500억 원어치가 각각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채권시장에 나왔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전자증권제 시행으로 전산시스템을 바꾸면서 개발자가 '타사 대체 채권' 입고 때 실제 금액의 1000배가 입력되도록 설정을 잘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한 고객의 지적으로 오류를 인지하고 관련 채권의 매매와 입출고 정지조치를 취해 실제 거래는 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타사 대체 채권'은 고객이 다른 증권회사 계좌로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옮기는 것으로, 이날 한국투자증권 계좌로 들어온 채권의 금액이 잘못 입력됐다는 것이다.
고객은 JTBC 회사채 2000만 원어치를 한투증권 계좌로 옮기는 과정에서 금액이 200억 원으로 늘어난 것을 보고 회사 측에 이를 알렸다.
그러나 한투증권이 이 문제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기 전에 다른 '타사 대체 채권' 입고 계좌 두 개에서 각각 금액이 1000배로 부풀려진 300억 원, 500억 원어치의 매도 주문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나왔다.
이날 시장에 잘못 나온 매도 주문 물량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주문이 거래소 시스템에서 최종적으로 취소된 시각은 오전 10시 25분과 28분이었다.
금융당국은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사건 후 유령 주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래 시스템을 점검하고 증권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 개선까지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유사한 사고가 채권시장에서 발생함에 따라 증시의 거래 시스템 문제가 또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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