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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후판가격 놓고 '이전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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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후판가격 놓고 '이전투구'

철강업계,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 하락
조선업계 "수주 늘지만 선가 오르지 않아 원가 부담 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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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올라 후판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철강업계 관계자)

“국내외 선박 수주가 최근 회복되고 있지만 선가(船價:선박 가격)는 오르지 않아 경영환경이 아직 어렵다”(조선업계 관계자)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을 놓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가 후판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가격 인상을 추진하자 조선업계는 선가 상향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후판가격 인상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후판은 선박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원자재다. 후판이 선박 전체 생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20%에 달할 정도로 큰 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조선업계에 후판 가격을 톤당 3만~4만원 올리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들은 후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올라 후판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경영악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공시시스템(DAR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체 매출 가운데 '후판·선재 부문'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제철은 후판을 포함한 판재류가 약 60%에 육박한다.

철광석 가격은 올해 초 톤당 60달러(약 7만 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1월 말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Vale)의 브라질 댐이 무너져 철광석 수급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철광석 가격은 올해 7월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90달러 안팎이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크게 오른 셈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7%, 38.1% 급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황 불황에 값싼 중국산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후판 원자재 가격 인상이라는 ‘3중고’를 안고 있다”며 “경영악화를 막기 위해서 후판가격 인상을 더 이상 자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연결 재무제표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69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1조252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현대제철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33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3760억 원)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자 조선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은 최근 국내외에서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선가가 그만큼 오르지 않아 실적이 개선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주장하자 경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 후판은 선박 종류에 따라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한다"며 "후판 가격이 톤당 5만원 안팎으로 오르면 조선업계 원가 부담은 3000억 원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조선업계는 유례없는 실적 부진에 맞서 인력 감축, 작업장 규모 축소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며 "경영악화에 후판가격마저 크게 오른다면 업계는 더 깊은 침체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