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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21) 대구 뭉티기 왕거미식당] 주당들이 가고 싶어하는 생고기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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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21) 대구 뭉티기 왕거미식당] 주당들이 가고 싶어하는 생고기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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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가면 '뭉티기'를 꼭 먹어야 한다는 분들이 있다. '뭉티기'란 뭉텅이, 뭉치를 뜻하는 생고기의 경상도 방언이다. 특히 고기를 엄지손가락 한마디 크기만큼 뭉텅뭉텅 썰어내는 모습을 본떠 뭉티기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생고기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전라도에서는 생고기 혹은 육사시미로 불리고 울산에서는 막찍기 혹은 깍두기육회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서 이름이 다른 이유는 칼로 쓴 모양에 따라서 붙여지기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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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티기가 뭉텅뭉텅 썰어서 뭉티기가 된 것처럼, 회를 떠듯 얇게 포를 뜨기에 육사시미, 깍두기처럼 썰어서 내기 때문에 깍두기육회라고 부르는 것이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뭉티기를 좋아한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입안에서 맴돈다. 그리고 부드럽고 쫀득쫀득 씹히는 질감 역시 너무나 매력적이다.
특히 대구의 뭉티기가 유명한 이유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처음부터 소주 안주로 개발된 메뉴이어서다. 무엇보다 고기가 싱싱하지 않으면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신선한 고기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주당들의 술 안주로 제격이다.

소주 한잔에 붉은 살점 한점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그 행복함이 그리워 질 때 찾아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왕거미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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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는 뭉티기의 원조 도시답게 각각 개성이 있는 맛집들이 많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이곳의 뭉티기에 대해 좋은 맛의 기억이 남아 있다.

이곳 뭉티기는 매력적이다. 찰진 느낌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육즙맛과 고소한 맛이 한마디로 일품이다. 무엇보다도 고기의 신선도가 좋다.

막 찧은 마늘과 굵은고춧가루, 참기름이 뒤섞인 양념장 또한 너무 매력적이다. 거친듯 고소한 장에 고기를 찍어 먹으면 조화로운 고기 맛이 입안에서 살아나는 듯하다. 혀에서 맴도는 그 맛이 아주 풍성해져 기분좋은 느낌이 들게 한다.

늦은 밤 육향이 넘치는 뭉티기 한점에 걸치는 소주 한잔이 근심을 털어내고 위로해 주는 듯하다. 붉은 빛이 감도는 뭉티기 한점이 마음을 훔친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