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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른다"…길거리 컵밥·붕어빵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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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른다"…길거리 컵밥·붕어빵 사라진다?

3분기 '장바구니 물가' 전년比 5% 상승...OECD 4번째 상승률
라면·우유·음료·치킨 등 줄줄이 올라...원자재·인건비 가격 상승 이유
붕어빵·토스트·컵밥 등도 가격 인상 불가피...냉면 1만원 시대 코앞

올해 라면 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그 중 라면 가격은 1년 새 11%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라면 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그 중 라면 가격은 1년 새 11%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장바구니' 물가도 비상이다.

우유와 계란, 치킨, 햄버거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 대부분의 가격은 이미 올랐고, 김밥과 어묵, 컵밥 등 이른바 길거리 음식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7일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분기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했다. 이는 OECD가 연간 물가 상승률을 공표하는 34개국 가운데 콜롬비아(11.2%), 호주(10.6%), 멕시코(8.0%)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3분기 가격이 특히 많이 오른 식료품·비주류음료 품목은 달걀(51.6%), 배(45.2%), 사과(34.6%), 마늘(28.1%), 돼지고기(12.4%), 시금치(10.6%), 버섯(9.2%), 닭고기(7.9%), 국산 쇠고기(7.7%), 수입 쇠고기(7.3%), 햄·베이컨(7.0%), 빵(5.9%) 등이었다.

국내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이미 러시를 이뤘다.

지난 8월 오뚜기가 밀가루, 팜유 등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꼽아 ‘진라면’ 1개 가격을 12.6% 올렸고, 이어 농심과 삼양식품도 ‘신라면’과 ‘불닭볶음면’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원유가격이 리터(L)당 21원 인상되면서 10월 들어서는 우유 가격도 올랐다. 흰우유 큰 팩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500원 중반에서 2700원 수준으로 뛰었다.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과 빙그레, hy 등이 유제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음료 가격 역시 조정됐다. 지난 1일부터 동아제약 '박카스 F'의 편의점 판매 가격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100원 인상됐다. 박카스 F의 가격 인상은 2014년 8월 1일 이후 7년 4개월 만에 이뤄졌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보리 탄산음료 ‘맥콜’도 캔과 페트 제품 모두 100원씩 비싸졌다. 농심이 판매하는 '카프리썬'도 900원에서 1000원으로, ‘웰치소다’ 캔 제품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모두 100원 올랐다.

또 지난달 치킨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인기 메뉴인 레드콤보·레드윙·허니콤보 가격을 각각 1만8000원에서 2만원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치킨 2만원 시대’ 막이 올랐다. 동원 F&B는 12월부터 '동원참치 라이트 스탠더드' 등 참치캔 제품 22종 가격을 평균 6.4% 인상했다.

우유‧치킨 등 식음료를 포함해 사회 전반에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길거리 음식 가격도 오르고 있다.

식자재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 추세를 보이면서 3000원짜리 컵밥, 2000원짜리 토스트, 1000원짜리 붕어빵이 원가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이 취재한 결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컵밥거리’의 모든 메뉴 가격은 새해부터 500원씩 인상된다. A 점포의 상인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수험생 고객을 위해 가격을 동결해왔지만 식자재 물가 폭등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침 길거리에서 볼 수 있던 토스트 가게들도 원가 부담이 커졌다. 이는 햄‧계란‧양상추 등 컵밥에 들어가는 원재료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돼지고기 가격 인상에 대응해 햄 등 육가공 제품 20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계란 가격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1년이 넘도록 고공행진하고 있다. 양상추 가격도 한파 등 이상기온으로 2배 이상 치솟았다. 지난 10월 27일 기준 양상추 1kg당 도매가는 3387원으로 1년 전 대비 2.4배 올랐다.

겨울이지만 재료값 급등에 붕어빵, 계란빵, 호떡 등도 보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 정보를 보면, 붕어빵 팥소를 만들 때 쓰는 수입 팥(40㎏) 도매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25만7000원으로 지난해 22만120원보다 16.75% 올랐다.

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의하면 국제 밀 가격은 1t당 284.3달러로 지난해 평균(202달러)보다 40.7% 상승했다. 업소용 식용유(18ℓ) 가격은 올해 초 2만~3만원 정도에서 이달 초 4만~5만 원 수준으로 약 50% 올랐다.

이외에 김치찌개 7000원, 냉면 1만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통해 확인한 지난 10월 기준 서울의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7077원으로 1년 전(6731원)보다 5.1% 올랐다. 냉면·비빔밥·삼겹살·짜장면·칼국수·김밥 등도 지난해 대비 모두 2% 넘게 상승했다.

특히 서울 지역 냉면은 지난해 10월 9000원에서 올해 같은 달 9654원까지 오르면서 상승률이 7.3%에 육박했다. 올해 내로 ‘냉면 1만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