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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최재범 귀뚜라미 대표, ‘종합 냉난방 에너지회사’로 글로벌 경쟁력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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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최재범 귀뚜라미 대표, ‘종합 냉난방 에너지회사’로 글로벌 경쟁력 키우다

‘보일러=겨울’ 고정관념 탈피…한 철 장사 아닌 사시사철 비즈니스 기업으로 도약

최재범 귀뚜라미 대표. 사진=귀뚜라미이미지 확대보기
최재범 귀뚜라미 대표. 사진=귀뚜라미
보일러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귀뚜라미가 ‘종합 냉난방 에너지회사’로 탈바꿈하면서 한 단계 도약을 했다. 최재범 귀뚜라미 대표는 겨울에만 한 철 장사를 하는 회사를 사시사철 비즈니스가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글로벌 에너지 그룹으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취임 당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귀뚜라미의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최 대표는 경쟁사인 경동나비엔 부회장에서 귀뚜라미그룹 대표로 이직했다. 최진민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귀뚜라미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실력이 출중한 인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최 대표는 능력을 인정받고 자리를 옮기게 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충격적이라는 의견을 전하면서 실력에 대한 부분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최 대표는 대우일렉트로닉스 해외사업본부 본부장,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백색가전 대표이사, 메디슨 대표이사, 경동나비엔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조직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해외사업 분야에서는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통’으로 불릴 정도로 북미·러시아 시장을 개척하는 해외사업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낸 바 있다.

당시 귀뚜라미는 국내 보일러 시장에서는 1위 경쟁을 펼치고 있었지만 해외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최 대표를 영입하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최 대표가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최 대표는 전문 경영인으로서 성과를 보여줘야 했다.

취임 당시 “2020년을 제2의 창업의 해로 삼아 글로벌 냉난방·공조·에너지 전문그룹으로 도약한다. 2023년 그룹 매출 2조 원 목표를 향해 정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 영입으로 귀뚜라미는 신사업 발굴과 해외시장 개척에 경험을 살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만들고자 했다.

최 대표는 부임 첫 해부터 북미, 러시아, 중국 등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일반 보일러보다 대당 20만원 정도가 비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와 함께 카본매트(신소재인 탄소열선을 적용한 온열매트)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개척에 올인 중이다.

귀뚜라미 카본매트는 전자파로부터 안전하고 물을 사용하는 기존 온수매트의 누수와 세균, 물 보충 및 제거 등을 개선해 경쟁사와 차별화한 제품으로 해외 시장에서 인기다. 지난해 ‘귀뚜라미 카본매트’의 매출은 기존 온수매트의 연간 역대 최고 매출의 3배를 넘어설 정도다.

이 같은 시장 공략 덕분에 매출액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2019년 5661억 원에서 최 대표가 부임한 첫해인 2020년 9357억 원, 2021년 매출액 973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매출액 1조 클럽에 진입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더불어 최 대표는 귀뚜라미를 그룹사 전체 총 매출이 1조6000억 원인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일조했다.

먼저 최 대표는 보일러는 겨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보일러 사업에서 첨단 온수기능과 저탕식 난방기능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을 제품 라인업을 통해 프리미엄급 대표 모델 ‘귀뚜라미 거꾸로 NEW 콘덴싱보일러 L10’을 앞세워 보일러시장을 공략했다.

가스보일러가 겨울철 난방기능의 무게 중심에서 사계절 온수사용 생활화로 온수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는 측면을 파고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귀뚜라미는 보일러의 키워드가 온수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를 했다.

귀뚜라미 보일러 제품은 소비자의 온수사용시간을 AI가 학습해 온수를 준비하는 스마트 온수기능과 저탕식 열교환기를 통해 화장실이 2개인 가정에서도 풍부한 온수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열전도가 늦은 대리석과 강화마루 바닥도 빠른 난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속 모델인 배우 지진희와 함께 진행한 새로운 그룹 이미지 광고 캠페인을 통해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서 면모를 대중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보일러사와 경쟁하는 보일러 전문회사를 넘어 에어컨에서부터 원자력 발전소, 반도체공장, 잠수함의 냉동공조기기까지 수출하는 세계적인 보일러, 냉난방, 냉동공조 회사로써 우리나라의 냉난방 공조 에너지 산업 기술력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환경 보호·사회적 가치 공헌·지배구조 윤리경영) 경영, DX(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 탈(脫)탄소화 흐름에 따름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등이 글로벌 핵심 키워드가 되는 상황에서 최 대표가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콘덴싱 기술력과 시장에서 축적한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거센 글로벌 파고를 넘어 시장에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양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luswate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