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불경기에 ‘매운맛’ 수요 증가…맵기 강화하면서도 특색 살려 제품 차별화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면 3사에서는 매운맛을 강조한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기존 제품 대비 맵기를 한층 강화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의 개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매운 라면’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은 삼양라면은 지난 10일 신제품 ‘간짬뽕 엑스’를 출시했다. ‘간짬뽕’은 국물 없는 짬뽕 타입 제품으로 매콤달콤한 액상소스와 해물맛이 특징이다. 이번 신제품은 간짬뽕 브랜드의 확장 제품으로 기존 제품보다 면과 후레이크의 양을 늘리고 매운맛을 강화했다. 베트남산 고추를 사용해 맵기를 4배가량 높여 자사 ‘불닭볶음면’과 비슷한 맵기를 구현했다.
매운맛을 더하면서 ‘간짬뽕’의 특색있는 맛도 강화했다. 액상스프에 굴소스 원료를 더하고 다양한 해물 후레이크를 첨가해 더욱 풍부해진 해물맛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와 함께 용량도 115g으로 9.5% 증량하면서 ‘가성비’도 끌어올렸다. 삼양식품은 간짬뽕 엑스를 통해 볶음면 시장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오는 14일 신라면의 매운맛을 강화한 ‘신라면 더 레드(The Red)’를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신라면 본연의 정체성인 ‘맛있는 매운맛’을 지키면서 보다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한 제품이다. 신라면 더 레드는 스코빌지수가 7500SHU로 기존 신라면(3400SHU)의 2배가 넘는다.
매운맛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청양고추의 양을 늘리는 동시에 소고기와 표고버섯 등 육수의 감칠맛을 내는 재료를 보강해 깊고 진한 국물 맛도 한층 살렸다. 후첨양념분말에는 신라면의 감칠맛과 어울리는 청양고추, 후추, 마늘, 양파 등 향신료를 넣어 색다른 매운맛을 구현했다. 건더기도 표고버섯과 청경채 등의 양을 기존 신라면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오뚜기는 모디슈머 레시피인 ‘순두부 열라면’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마열라면’을 16일 출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에 첨가하는 부재료로 마늘, 후추 등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콘셉트로 개발했다. 깔끔한 매운맛에 알싸한 마늘과 톡 쏘는 후추를 더해 익숙하면서도 매력적인 새로운 매운맛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경제가 불황인 시기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맵부심(맵다+자부심)’을 내세워 경쟁적으로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 자리 잡으면서 ‘매운 음식’의 저변이 확대된 상태다. 특히 불황과 고물가가 맞물리면서 비교적 저렴하게 매운맛을 즐길 수 있는 라면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의 흥행으로 인해 매운맛이 대중화되고 매운맛을 즐기는 것이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면서 “경기침체와 코로나 블루 등 사회 전반적으로 우울한 시기에 매운 음식으로나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신제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