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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상으로 스며드는 대안식'…‘유아왓유잇' 매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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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상으로 스며드는 대안식'…‘유아왓유잇' 매장 가보니

브랜드 이름과 자체 캐릭터 활용해 가치소비 저격…친숙한 메뉴 구성으로 대안식 거부감 낮춰
‘2단계’ 고기 원물 형태 메뉴도 출시 예정…식물성 간편식 메뉴 ‘테스트 베드’ 역할도

20일 정식 오픈을 앞둔 서울 삼성동 ‘유아왓유잇’ 매장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정식 오픈을 앞둔 서울 삼성동 ‘유아왓유잇’ 매장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스타필드 코엑스몰 한편에 귀엽게 웃는 캐릭터들로 장식된 식당이 들어섰다. 매장 전면에서부터 동물과 콩, 사람이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어떤 음식을 파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신세계푸드가 21일 문을 연 식물성 대안식 레스토랑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이다.

지난 20일 정식 오픈에 앞서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있는 ‘유아왓유잇’ 매장을 방문했다. 가게 안에 들어서자 밝게 웃는 캐릭터가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나요?’라며 질문을 던지는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밝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조금은 무거운 질문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유아왓유잇’의 브랜드 이름과 맞물려 식물성 식단을 꼭 먹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환하게 웃는 돼지 캐릭터를 보고서 바로 고기를 먹기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평소 식물성 식단을 접하지 않던 사람에게 갑자기 낯선 대체육을 들이민다면 마음속 돼지 캐릭터에 대한 죄책감도 잠시 수그러들 터다. 그래서 ‘유아왓유잇’은 식물성 대안식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라도 친숙하게 느낄만한 음식들로 메뉴를 구성했다. 대표적인 메뉴가 바로 ‘트러플 자장면’과 ‘함박 스테이크’다.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만큼 익숙하면서도 대체육의 맛과 식감 차이를 녹여낼 수 있는 메뉴다. ‘유아왓유잇’은 이외에도 ‘멘치카츠 커리 라이스’와 ‘크리스피 햄 샌드위치’, ‘탄탄면’과 ‘후토마키’ 등 20여종의 메뉴를 선보인다.

'유아왓유잇' 매장에서 선보이는 식물성 메뉴들.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유아왓유잇' 매장에서 선보이는 식물성 메뉴들. 사진=김성준 기자

이날 매장에서는 ‘트러플 자장면’과 함께 ‘분짜 짜조 채소 트리오 샐러드’, ‘아보카도 햄 포케볼’, ‘멘치까스 샌드위치’ 등을 시식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식물성 식단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먹는다면 일반 식단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메뉴의 완성도가 높았다. 사용된 대체육만 따로 맛보면 여전히 맛과 식감에서 미묘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다른 식재료와 소스가 어우러지면서 이질감을 가려줬다. 주로 분쇄가공육을 활용한 메뉴들로 구성한 것도 대체육이 메뉴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정용 신세계푸드 메뉴개발팀장은 “현재 메뉴에 사용된 대체육을 내부에서는 민스드 미트(Minced meat)라고 부르는데, 유니짜장이나 함박스테이크, 어향가지 볶음 등 다양한 메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민스드 미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를 개발했고, 메뉴속에 이것(대안육)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끔 맛의 밸런스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이어 “현재 선보인 메뉴들은 1단계로, 다음 단계 메뉴도 준비 중인데 2단계 메뉴에 사용할 고기 원물 형태의 대체육이 개발 완료된 상황”이라면서 “이를 활용해 고추잡채 등 다양한 메뉴들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장에서는 식물성 간편식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매장에서는 식물성 간편식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매장에서는 ‘유아왓유잇’ 브랜드의 식물성 간편식 제품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었다. 현재 출시된 제품은 런천 김치덮밥, 볼로네제 라자냐, 라구 리가토니 등 3종으로, 신세계푸드는 3세대 식물성 간편식(PMR) 시장을 성장시키고 ‘유아왓유잇’을 리딩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유아왓유잇’ 매장도 단순히 식물성 대안식 레스토랑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간편식으로 출시할 신메뉴들을 미리 선보이는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곳곳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캐릭터들을 활용한 스토리텔링도 강화한다. 식물성 식단으로 지구가 더 건강해지고 동물들도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 바탕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각 캐릭터가 웃는 모습으로 밝은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사실 저마다의 슬픈 사연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캐릭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이다.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 접근성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안식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확산할 수 있도록 음식 카테고리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자가 익숙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면서 “자체 개발한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으로 소비자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소비자가 대안식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