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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썹(HACCP) 도입은 식품 안전의 이정표…영세 상인 보듬는 행정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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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썹(HACCP) 도입은 식품 안전의 이정표…영세 상인 보듬는 행정 지원 절실"

박재홍 마장축산물시장 상인조합 이사장 "청량리역 연결교·서울마켓 건립으로 60년 마장동 백년대계 세울 것"
박재홍 마장시장상점가 협동조합 이사장이 마장축산물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박재홍 마장시장상점가 협동조합 이사장이 마장축산물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기자


"오는 2029년부터 육류 도매업계에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의무 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영세 상인들의 재정적 부담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가 건물을 보유한 업체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지만, 임차 형태의 매장은 초기 시설 투자 비용부담이 고스란히 진입 장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재홍 마장축산물시장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13일 글로벌이코노믹와의 인터뷰에서 "해썹은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하는 데 탁월한 시스템이지만, 현장의 소상공인들에게는 막대한 재정적·행정적 부담이 수반되는 양날의 검"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했다.

해썹은 식품과 축산물의 원료 수급부터 제조, 가공, 유통 등 전 과정에서 위해 물질이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진 위생관리 시스템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생산 공정의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제어해 식중독이나 대형 위생 사고를 예방하고, 나아가 축산물 시장 전반의 대국민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정기적인 위해요소분석은 물론 우수제조기준(GMP), 자체위생관리기준(SSOP)에 부합하는 현대식 시설 구비와 지속적인 유지·관리 비용이 소상공인들에게는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는 실정이다.

이어 박 이사장은 마장축산물시장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청량리역~마장시장 연결 보행교(가칭)' 건설 사업의 조속한 실행을 촉구했다.

현재 청량리역에서 마장축산물시장으로 이동하려면 버스를 환승하거나 도보로 20분 이상을 소요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만약 두 거점을 직선으로 잇는 약 3km 구간의 연결교가 신설된다면 이동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되어 유동 인구 유입과 이용자 편의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이사장은 "이 연결교 건설은 과거 대통령 공약 사항에 포함돼 현수막이 걸릴 만큼 지역의 숙원 사업이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며, "새로 건립될 보행교를 수려한 아치형 구조로 설계하고 녹지 공간을 접목해 '서울로7017'과 같은 도심 속 명품 산책로로 조성한다면 주민 편의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박 이사장은 성동구 및 서울시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마장동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지자체 간 경쟁을 뚫고 200억원 규모의 도시재생사업 예산을 확보했던 성과를 돌이켜봤다. 그러나 "상인과 주민들의 열망은 뜨거웠으나, 정권 교체 등의 가치관 변화 속에서 실제 집행된 예산은 먹자골목 정비 사업 등 70억원에 그쳤다"며 행정의 연속성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이사장은 시장 자체적인 체질 개선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고기는 신선도가 생명인 생물이기에 위생과 환경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조합 회의 때마다 철저한 위생 관리를 독려하고 있으며, 최고 품질의 축산물을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불황 타개책의 으뜸인 만큼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6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마장동의 서사를 어떻게 후대에 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박 이사장은 시대적 변화를 짚었다. "과거 서울 외곽에 자리했던 마장동은 이제 거대한 도심 한복판의 중심지가 됐다. 도심 부적합 시설이라는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공공의 지원이 단절된다면 전통시장의 자생력 확보와 상인들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장동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 인력 가뭄에 대해서도 깊은 고뇌를 드러냈다. 박 이사장은 "최근에는 발골이나 정형 등 숙련된 기술을 배우려는 청년을 찾아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이른바 3D 업종 기피 현상으로 인해 현장의 공백을 외국인 근로자들이 메우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인력 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장의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로는 '유지(부유물) 집하장'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꼽았다. 육류 발골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인 유지는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박 이사장은 "유지 수거 업체가 지게차를 대기시킨 채 수거함이 완전히 채워질 때까지 장시간 방치하다 보니, 하절기 등에는 내용물이 부패해 악취와 위생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며 고질적인 환경 개선이 시급함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박 이사장은 마장축산물시장의 본원적 경쟁력에 강한 자부심을 피력했다. "우리 시장에는 매일 전국 각지 도축장에서 엄선된 신선하고 우수한 품질의 축산물이 직송된다. 유통 구조 혁신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위생 환경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쾌적해진 만큼, 많은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 이사장은 숙원 사업인 '서울마켓' 신축 건물이 조속히 착공되어 마장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우뚝 서기를 기대했다. 서울마켓은 마장동 480-5·9번지 일대에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인 복합 건축물이지만, 현재 해당 부지는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며 방치돼 있다.

박 이사장은 "서울마켓이 마장축산물시장의 재도약을 알리는 상징적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상인들의 열망이 뜨겁다. 향후 시행 주체가 결정되는 대로 시장의 역량을 결집해 랜드마크 건립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건축 과정에서 성동구청과 서울시 등 유관 기관의 긴밀한 행정적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합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마켓 부지에 현대식 복합 건물이 완성되면 점포 확충과 고용 창출로 시장 전반에 활력이 돌 것"이라면서도, "다만 부지 매입과 대규모 건축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자금 조달의 현실성을 고려할 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고도화된 금융 기법을 정교하게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