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한국선급, 컨테이너선 내 로봇 ‘모베드’ 주행 실증 성공
GPS와 통신 불모지 선박 내 한계 극복… 위험구역 모니터링 및 스마트십 생태계 확장 가속화
GPS와 통신 불모지 선박 내 한계 극복… 위험구역 모니터링 및 스마트십 생태계 확장 가속화
이미지 확대보기선박 내부는 철 구조물로 인한 통신 차단과 위성항법시스템 신호 미도달, 극심한 선체 진동이 겹쳐 무인 로봇의 진입이 불가능한 극한의 영역으로 꼽혀왔다.
글로벌 해양 및 기술 전문 매체인 오션뉴스 앤 테크날리지(Ocean News & Technology, oceannews.com)의 7월 2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CJ로지틱스 적현부두에 정박 중인 에이치엠엠(HMM)의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현대 두바이(HYUNDAI DUBAI)’호에서 현대차·기아 등과 공동으로 자율이동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를 활용해 실제 운항 선박 내부 자율주행 실증을 업계 최초로 성공리에 마쳤다.
전 세계 상선 가운데 실제 화물창과 선내 통로 환경에서 지상형 자율이동로봇을 투입해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소 건조 현장이나 육상 테스트베드에서의 로봇 시연은 존재했으나, 실제 화물 하역과 운항 환경을 갖춘 상선 내부에 로봇을 직접 반입해 주행 안정성을 검증한 것은 이번 실증이 유일하다.
통신 불모지 뚫은 모베드… 개방형 화물창 주행 실증
모베드는 4개의 독립된 편심 휠 기반 드라이브앤리프트(DnL) 모듈을 장착해 불규칙하거나 경사진 선내 지형에서도 상단 차체를 항상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는 소형 자율이동로봇 플랫폼이다.
이번 테스트는 선내 공간 특성에 맞춰 두 가지 구역으로 이원화해 진행됐다. 넓은 공간을 갖춘 개방형 컨테이너 화물창 구역에서는 모베드가 곡선 및 직선 주행, 변속 대응, 경로 학습, 자율주행 임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선박 내부는 위성항법시스템 신호가 전혀 닿지 않고 두꺼운 철판 구조물로 인해 무선 통신 음영이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선내 화물 점검이나 시설 유지보수를 전적으로 인력에만 의존해왔다. 하지만 이번 실증을 통해 개방형 화물창은 별도의 추가 인프라 구축 없이도 로봇 투입이 가능함이 입증됐다.
폭발성 가스나 유독물질 위험이 상존해 선원 접근이 제한된 위험구역에 로봇을 투입할 경우, 인명 피해를 원천 차단하고 점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미로처럼 얽힌 선내 통로와 기관실 등은 공간 제약이 커 목적 기반형 소형 변형 모델과 전용 보조 장비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과제도 도출됐다.
실선 상용화의 과제… 방폭 인증과 전용 통신망 구축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성과가 스마트십 전환의 중요한 변곡점이지만, 실제 해상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들이 적지 않다고 진단한다.
선박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로봇이 상시 작동하려면 항해 중 발생하는 지속적인 진동과 해풍에 따른 선체 기울기 속에서도 배터리 지속 시간과 구동 안정성을 완벽히 담보해야 한다.
가스 및 유독물질 폭발 위험이 있는 구역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해양용 방폭 인증 획득이 필수적이다. 선내 전용 무선 네트워크 환경 구축과 음영 지역 해소를 위한 데이터 중계 시스템 마련도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지난 20일 발표에서 선박 내 로봇 활용 가능성을 열어준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가혹한 해상 환경에 맞춘 안전 기준 고도화와 방폭 성능 확보를 바탕으로 화물창 모니터링 및 긴급 자재 운송 등 실효성 있는 후속 적용 방안을 다듬어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운과 조선업 인력난 해소 및 스마트십 생태계 확장
모베드의 선실 주행 실증 성공은 한국의 조선 및 해운 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인력난을 해소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및 해운 시장 분석가들은 선박 대형화 추세에 비해 승선 인원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여서, 위험한 선내 점검 업무를 자율주행 로봇이 대체할 경우 해상 안전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실증을 발판 삼아 완성차 제조 영역을 넘어 글로벌 해양 모빌리티 생태계로 로보틱스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 로보틱스 부문 최고혁신상 수상에 이어 해상 물류 분야로 기술을 입증한 만큼, 향후 항만 자동화 및 스마트 선박 통합 관리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이번에 확보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글로벌 스마트십 표준 선점을 위한 후속 실증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