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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다시 시작되는 현장] 베네수엘라 1차 긴급구호 그 후, 계속되는 현장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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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다시 시작되는 현장] 베네수엘라 1차 긴급구호 그 후, 계속되는 현장의 필요

박준돈 희망친구 기아대책 인도적지원팀장
베네수엘라 현지 NGO 파트너 또넬라다스 데 알레그리아(Toneladas de Alegría)가 이재민 지원 현장에서 물품 배분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이미지 확대보기
베네수엘라 현지 NGO 파트너 또넬라다스 데 알레그리아(Toneladas de Alegría)가 이재민 지원 현장에서 물품 배분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지진이 지나간 자리에는 무너진 건물의 잔해보다 더 오래 남는 상처들이 있다. 처음 재난이 발생했을 때 쏟아졌던 세계의 관심은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줄어들지만, 텐트 안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하루하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여러 날이 지났다. 1차 긴급구호팀이 귀국한 이후에도 현지 NGO 파트너 ‘또넬라다스 데 알레그리아(Toneladas de Alegría)’와 구호팀은 캠프 곳곳을 오가며 필요한 물품을 나눠 주고 이재민들의 삶을 살피고 있다.

현장에서 구호팀이 가장 먼저 마주한 어려움은 '집'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임시 쉘터와 주거 시설은 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추진되려고 했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이재민들은 여전히 텐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장기적인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1차 구호팀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문제는 베네수엘라가 지진 이전부터 오랜 경제 위기와 대규모 난민 문제를 겪어온 나라라는 점이다. 국경을 넘지 못한 채 국내에 남아 생활하던 주민들, 그리고 이웃 나라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이들까지 이번 재난의 피해를 입었다. 이미 겪고 있던 사회적 문제가 지진과 겹치면서, 회복은 더 느리고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눈에 보이는 피해 못지않게 구호팀이 눈여겨본 것은 '보이지 않는 상처'였다. 유엔 캠프나 일부 국제단체가 운영하는 공간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 밖의 캠프에는 그런 공간이 거의 없었다. 부모를 잃거나 집을 잃은 아이들이 마음 편히 놀거나 마음을 추스를 곳조차 없었다.

이에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현지에서 신뢰도와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 단체들과 협력해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후속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아동·가족 지원 전문기관 ‘프레파라 파밀리아(Prepara Familia)’와 함께 생필품 키트 배분을 지속하는 동시에, MHPSS(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사업을 통해 아이들과 주민들이 심리적 충격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또한 현지 소아과 의사들과 협력해 의료 지원도 진행한다. 캠프에 날리는 먼지와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겪는 아이들이 늘고 있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산모와 영유아를 위한 지원도 준비 중이다. 충분히 쉬기 어려운 환경에서 회복기를 보내는 산모와 갓 태어난 아기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필요한 물품과 돌봄도 지원한다.

이 사업을 위해 지난 8월 3일 2차 파견팀이 다시 현지로 떠났다. 재난 이후의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기 때문에, 그때그때 파트너 단체와 함께 실제 필요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현지 파트너 단체들은 오늘도 캠프를 찾아 필요한 물품을 전하고, 주민들의 곁을 지키고 있다. 구호는 한 사람의 손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어지는 일이다. 이렇게 이어지는 도움과 연결이 베네수엘라를 다시 일상으로 이끌 것이라 믿는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