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우선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청약 결과 47.8%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현대건설의 우선주에 대한 유상증자는 지난해 7월 23일 이사회에서 우선주 200만주 발행을 결의하면서 진행됐습니다. 현대건설의 우선주는 유상증자 전 주식 수가 9만8856주에 불과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자금조달목적으로 운영자금 990억원, 기타자금 13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선주 신주발행은 200만주 가운데 20%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됐고 80%는 현대건설 보통주와 우선주들 소유한 주주들에게 돌아갔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18일 우선주 유상증자 가격을 8만8100원으로 최종 확정했고 청약을 실시한 결과 발행예정주식 200만주 가운데 95만5837만주가 실제 발행됐습니다. 청약률이 47.8%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40만주 가운데 청약주식 수는 불과 10만4091주에 불과했습니다. 청약률이 26.0%에 머물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갖고 있는 주주들은 160만주 가운데 85만1746주를 신청해 우선주를 배정받았습니다. 청약률로는 53.2%에 달합니다. 이들 주주들의 청약률이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에 비해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건설은 우선주 유상증자 신청률이 저조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자금의 47.8%인 842억923만9700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건설이 우선주 유상증자를 계획할 당시의 현대건설 자금 사정은 그다지 나빴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으로 지난해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조4751억원, 지난해 9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조3724억원에 달했습니다. 어느정도 넉넉한 현금을 갖고 있어 당장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990억원과 기타자금 13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에 의문을 자아내는 대목입니다.
현대건설의 지분 분포는 최대주주가 현대자동차로 지분 20.95%(2332만7400주)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4.92%(3888만2400주)에 이릅니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우선주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우선주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됐다는 점입니다.
현대건설의 지분 분포상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소액주주나 일반주주들의 지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가 소액주주나 일반주주들에게 더 쏠리게 되는 구조입니다.
현대건설의 우선주는 유상증자 청약분이 상장된 지난해 11월 5일의 주가가 전일보다 10.78%(1만400원) 하락한 8만61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청약가인 8만8100원보다 2000원이 하락했습니다.
현대건설 우선주를 배정받은 주주들은 상장 첫날부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고 현대건설 우선주의 주가가 청약가를 계속해서 밑돌면서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현대건설 우선주의 주가는 지난 4일 6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상증자 공모가 8만8100원의 77.9% 수준으로 투자자들은 유상증자 참여로 22.1%의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우선주 유상증자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2조원이 넘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이용해 유상증자 청약 가격보다 떨어진 우선주를 매입하고 소각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