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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건설, 우선주 유상증자후 주가 급락…주주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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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건설, 우선주 유상증자후 주가 급락…주주피해 ‘눈덩이’

우선주 청약가 8만8100원, 2월 4일 종가 6만8600원으로 22% 하락…청약률 47.8%에 불과, 현대건설 유상증자 당시 현금및현금성자산 2조3000억원 넘게 보유

현대건설 우선주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화면 캡처=키움증권이미지 확대보기
현대건설 우선주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화면 캡처=키움증권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기업공개)가 좌초된 사건을 계기로 현대건설이 지난해 실시한 우선주 유상증자와 주가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우선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청약 결과 47.8%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모 청약 결과 부진한 청약률로 인해 지난달 28일 기업공개 철회신고서를 금융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연기하면서 두 회사 모두 청약률이 부진했다는 점에서 눈길를 끄는 대목입니다.

현대건설의 우선주에 대한 유상증자는 지난해 7월 23일 이사회에서 우선주 200만주 발행을 결의하면서 진행됐습니다. 현대건설의 우선주는 유상증자 전 주식 수가 9만8856주에 불과했습니다.

당초 현대건설의 우선주 발행예정가는 11만4500원이며 현대건설 보통주와 우선주를 갖고 있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로 0.0143556183의 비율이 계획됐습니다.

현대건설은 자금조달목적으로 운영자금 990억원, 기타자금 13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선주 신주발행은 200만주 가운데 20%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됐고 80%는 현대건설 보통주와 우선주들 소유한 주주들에게 돌아갔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18일 우선주 유상증자 가격을 8만8100원으로 최종 확정했고 청약을 실시한 결과 발행예정주식 200만주 가운데 95만5837만주가 실제 발행됐습니다. 청약률이 47.8%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40만주 가운데 청약주식 수는 불과 10만4091주에 불과했습니다. 청약률이 26.0%에 머물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갖고 있는 주주들은 160만주 가운데 85만1746주를 신청해 우선주를 배정받았습니다. 청약률로는 53.2%에 달합니다. 이들 주주들의 청약률이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에 비해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건설은 우선주 유상증자 신청률이 저조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자금의 47.8%인 842억923만9700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건설이 우선주 유상증자를 계획할 당시의 현대건설 자금 사정은 그다지 나빴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으로 지난해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조4751억원, 지난해 9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조3724억원에 달했습니다. 어느정도 넉넉한 현금을 갖고 있어 당장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990억원과 기타자금 13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에 의문을 자아내는 대목입니다.

현대건설의 지분 분포는 최대주주가 현대자동차로 지분 20.95%(2332만7400주)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4.92%(3888만2400주)에 이릅니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우선주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우선주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됐다는 점입니다.

현대건설의 지분 분포상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소액주주나 일반주주들의 지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가 소액주주나 일반주주들에게 더 쏠리게 되는 구조입니다.

현대건설의 우선주는 유상증자 청약분이 상장된 지난해 11월 5일의 주가가 전일보다 10.78%(1만400원) 하락한 8만61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청약가인 8만8100원보다 2000원이 하락했습니다.

현대건설 우선주를 배정받은 주주들은 상장 첫날부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고 현대건설 우선주의 주가가 청약가를 계속해서 밑돌면서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현대건설 우선주의 주가는 지난 4일 6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상증자 공모가 8만8100원의 77.9% 수준으로 투자자들은 유상증자 참여로 22.1%의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우선주 유상증자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2조원이 넘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이용해 유상증자 청약 가격보다 떨어진 우선주를 매입하고 소각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