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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시 걸림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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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시 걸림돌은?

롯데 오너가 지분은 롯데제과 76.98%, 롯데푸드 51.52%…롯데푸드 주식매수청구가는 합병가액보다 1259원 낮아, 롯데푸드 소액주주 비중 롯데제과보다 12.25%p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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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롯데그룹의 두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은 오는 5월 2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과 롯데푸드의 자사주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회사 측과 소액주주들의 마찰도 예상됩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사는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에 합병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이번 합병은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롯데제과 1주당 롯데푸드 2.8051744의 합병비율이 적용됩니다. 롯데푸드 보통주 1주당 롯데제과 2.8051744주가 교부되는 구조입니다. 롯데제과의 액면가는 500원, 롯데푸드는 5000원입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시 통합 법인의 빙과시장 점유율은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를 넘어 업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각각 1조5464억원, 1조6084억원으로 통합 시 3조1548억원 규모에 달하며 국내 2위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기업결합신고를 포함해 관계법령상 취득해야 하는 인허가를 받으면 임시주주총회에서 처리는 통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롯데제과의 지분 분포는 지난해 말 현재 롯데 오너가와 롯데 계열사들이 전체 지분의 76.98%를 갖고 있습니다.
기업의 합병은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얻어야 하는데 기준은 출석주식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출석주식은 발행주식 총수의 1/3 이상이라는 두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발행주식 총수에서는 자기주식을 제외합니다.

롯데푸드의 지분 분포는 지난해 말 현재 롯데 오너가와 롯데 계열사들이 전체 지분의 51.5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오너가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5% 상당에 달하면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얻는데 무난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액주주들이 기업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물적분할을 주총에서 통과시킨 것도 이같은 맥락입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시 가장 큰 걸림돌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대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행사한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인해 각각 주주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금액의 총 합계가 약 1200억원을 초과할 경우, 롯데제과 또는 롯데푸드의 이사회 결의에서 합병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주가가 앞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의 가격보다 떨어질 경우에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롯데제과의 주가는 25일 종가 12만20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 11만5784원보다 5.4% 높은 수준입니다.

롯데푸드의 주가는 25일 종가 33만70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 32만761원보다 5.1% 올라 있습니다.

롯데제과의 주식매수청구가 11만5784원은 합병가액 11만4795원보다 989원 높지만 롯데푸드의 주식매수청구가 32만761원은 합병가액 32만2020원보다 1259원 낮은 것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롯데제과의 소액주주들은 전체의 16.71% 수준이지만 롯데푸드의 소액주주들은 전체의 28.96%로 롯데푸드의 소액주주 비중이 롯데제과보다 12.25%포인트 상당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소액주주주의 비중이 많은 롯데푸드의 주식매수청구가가 롯데제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푸드의 주가는 합병이 발표된 다음날인 24일 주가가 5.81% 올랐지만 25일엔 2.60% 하락했습니다. 롯데제과는 24일 주가가 5.17% 올랐고 25일엔 전일과 같은 가격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통합에 필요한 지분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주식매수청구권과 롯데푸드의 자사주 처리를 둘러싸고 소액주주들과 의견충돌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롯데푸드의 자사주가 지분 18.4%(22만2061주)에 달하고 있어 합병 전 롯데푸드의 자사주 전량을 소각해 주주가치 환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