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32개사의 퇴직연금 수신 잔액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조4000억원)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2019년 4분기(6조7000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212% 급증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신 잔액 증가세가 두드러진 곳은 SBI저축은행이었다. SBI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1조6700억원으로, 전년(1조1000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 퇴직연금 수신 잔액은 2조1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19% 늘었다. OK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수신 잔액은 2020년 말 2조원에서 지난해 말 2조2000억원으로 10% 증가했다.
금리 경쟁력이 저축은행 퇴직연금 수요 확대를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축은행의 3년 이하 DB형 퇴직연금 금리는 2% 중·후반대다. 높은 금리 혜택을 준다. 또한 1년 이하의 DC형, 개인형 IRP 퇴직연금 상품에 대해서도 저축은행들은 2% 중반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DC형 퇴직연금과 IRP에 포함된 저축은행 정기 예·적금의 경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이 5000만원까지 보장된다. 이점 역시 저축은행 선호도 증가 요인이다.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고, 두 개의 저축은행에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나눠 넣으면서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있다.
가입자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퇴직연금은 매력적 시장이다. 증권사, 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자금 유치 형식으로 운영하는 만큼 판매 관리비를 포함한 비용 일체를 줄일 수 있다. 통상 퇴직연금이 일반 예·적금보다 오랜 시간 유지되므로 자금 운용의 안정성 확보에도 장점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향후 새 정부에서 국민연금 개혁이 단행한다면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예금자보호한도 확대 논의를 하고 있어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