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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적립에 인색 금융지주, 위기 대응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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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적립에 인색 금융지주, 위기 대응능력은?

상반기 순이익 9조원 육박
대손충당금 실적대비 적어

금융위는 위험 예비비인 충당금 적립에 인색한 금융지주에게 더 많은 충당금 적립을 주문했다.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위는 위험 예비비인 충당금 적립에 인색한 금융지주에게 더 많은 충당금 적립을 주문했다. [사진=각사]

위험 예비비인 충당금 적립에 인색한 금융지주들의 하반기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쌓이면서 금융당국이 더 많은 충당금 적립을 주문하고 나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 그룹의 올해 상반기(1~6월) 순이익은 9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대손충당금은 실적 대비 적은 수준이었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충당금액은 총 6288억원으로 KB금융 1210억원, 신한금융 2430억원, 하나금융 1338억원, 우리금융 1310억원 등 평균 추가 충당금은 약 1572억원에 그쳤다. 가장 충당금을 많이 쌓은 신한금융을 제외시 평균 충당금 규모는 1286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28일 열린 정무위 회의에서 가계대출 문제로 인한 은행권 부실 우려 관련 "대손충당금도 더 많이 쌓게 하고 대손적립금 제도를 보완한다"며 "향후 불확실성이 많아 금감원과 논의해 대손충당금 적립문제를 해결하고 당국의 판단에 의해 쌓는 대손적립금 관련 제도도 보완토록 한다"며 ‘더 많은’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조했다.

이같은 배경은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이 9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취약 차주들의 채무 불이행 등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연말까지 이어질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3%대의 기준금리'가 전망되며 대출 차주들의 이자 증가 부담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게 될 변동금리를 사용하고 있는 대출차주의 비중은 80%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기존대출자의 평균 대출금리는 하반기에는 4%에 근접해 2배 이상의 이자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상당수 대출들이 채무 불이행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2분기에 더 공격적인 자본관리에 나서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0.48%에 그친 2분기 4대 금융지주 총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관련 "최소 1%p는 올렸어야 한다”며, "대출금리 상승세와 부동산 경매 가격 및 분양률 하락 현상 등을 반영해 위험조정계수를 수정했다면 충당금이 큰 폭 늘었을 것이다"며 "향후 대출 부실 위험 등 금융위기에 충분히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2분기 총여신 대비 충당금을 적립했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