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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회장 사실상 2파전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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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회장 사실상 2파전 압축

내부·외부 출신 각각 2명 숏리스트 4명 명단 올라
'내부' 이원덕 vs' 외부' 임종룡 구도속 여론 · 당국 메세지 최대 변수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미지 확대보기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향후 3년 간 우리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윤곽이 나왔다. 최종 후보군에는 내부와 외부 출신 각 2명씩 4명이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사실상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맞대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국, 최종 후보자 선출까지 조직 이해도가 높은 내부인사 발탁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외부인사 수혈을 놓고 회장 선임권을 가진 사외이사들의 고민만 깊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27일 우리금융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이 행장과 임 전 위원장을 비롯해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을 선정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숏리스트가 2~3명 규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4명이나 숏리스트에 오른 것을 두고 임추위가 금융당국의 압박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감원장까지 나서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회장 인선에 문제를 제기한 만큼 임추위가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 숏리스트가 발표되기 하루 전인 26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회장 선출 절차와 관련해 충분한 시간이 확보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이 원장은 "회장 후보자 숏리스트가 일주일 만에 결정되는 과정에서 평가에 필요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우려스럽다"며 "선진금융기관을 보유한 나라의 운영 방식을 보면 이사회에서 경우에 따라 회장 결정을 유보할 수도 있고 객관적이고 합리적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임추위가 숏리스트를 확대해 검증을 폭넓고 깊게 하겠다는 시그널을 금융권 안팎에 보냈지만 사실상 숏리스트에 포함될 것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사가 이 행장과 임 전 위원장이었던 만큼 실제는 이들의 1대 1 구도가 더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임추위원들 사이에서 관료 출신인 임 전 위원장을 선호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횡령, 불법 외화송금 등 우리은행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에 외부수혈을 통해 우리금융 안팎을 쇄신할 필요가 있고 라임펀드 사태 등의 책임으로 손 회장의 연임이 불발된 만큼 손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내부 인사가 그 뒤를 이어받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다만, 그동안 금융권 최고 경영자 인선에서 내부출신들이 대거 기용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내부 출신이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손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뒤 이 행장 중심으로 우리금융 내부가 결집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관치 논란에 대한 금융권의 반발도 최대 변수다. 그간 금융권 최고 경영자 선임에 내부출신이 대부분 기용된 점을 고려시 금융당국이 오히려 관치 논란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말연시 임기가 끝나는 금융권 CEO들이 대거 연임에 실패하고 낙마하면서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 내부출신이 발탁되면서 관치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차기 신한금융 회장으로는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이 내정됐고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도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선정됐다. 기업은행도 외부 출신이 유력하다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내부출신인 김성태 행장이 선임됐다.

결국, 막판까지 여론과 당국의 메시지가 차기 회장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는 다음 달 초 결정된다. 임추위는 2월 1일과 3일 각각 심층면접과 추가 면접을 진행 후 최종 회장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