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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조기 철수에…OK저축은행, 멀어지는 1위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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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조기 철수에…OK저축은행, 멀어지는 1위 꿈

러시앤캐시 품어도 자산 규모 SBI에 한참 못 미쳐
리스크 높은 대부업 자산 인수에 건전성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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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OK금융그룹이 대부업 조기 청산을 결정한 가운데,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흡수·합병으로 업계 1위 도약을 노려왔던 OK저축은행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

당장 러시앤캐시의 보유 자산과 부채를 넘겨받으면 OK저축은행의 외형이 커지기는 하겠지만, 향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수익성과 건전성을 갉아먹는 '골칫덩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를 보유한 OK금융그룹은 연말까지 대부업 철수를 결정하고 OK저축은행에 자산과 부채를 넘기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OK금융그룹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2024년 말까지 대부업을 접겠다고 금융당국과 약속했다. 이에 따라 원캐싱과 미즈사랑 대부 라이선스를 각각 지난 2018년, 2019년 반납했고 이번에 러시앤캐시 청산까지 완료되면 OK금융그룹은 대부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OK금융그룹의 대부업 철수가 본격화되고 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러시앤캐시가 OK저축은행에 흡수·합병될 경우, OK저축은행이 업계 1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대부업 업황 악화 탓에 OK저축은행에 인수되는 러시앤캐시 자산이 약 7484억원에 그치면서 업계 1위가 바뀌는 일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5조8305억원인 데 비해 OK저축은행은 14조1763억원으로 1조6000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업계 1위 등극 무산보다 더 큰 문제는 러시앤캐시 자산을 양도받으면서 향후 OK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OK저축은행은 러시앤캐시의 대출채권 중 '정상'으로 분류된 채권만 넘겨받는다. 이미 연체 등 부실이 발생한 경우는 러시앤캐시에서 매각하거나 상각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자산 건전성이 상당 부분 개선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정상으로 분류된 채권이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체는 저신용 차주들이 주로 찾는데 지난해 금리가 급격히 올랐고 올해부터 경기 둔화세가 본격화되면서 저신용 차주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차주들은 대부분 저축은행 문턱도 넘지 못했거나,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들어 금융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증가하는 추세인 가운데, 대부업 채권은 언제든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역마진을 감수하고도 무리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것도 수익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앤캐시가 보유 중인 7484억원의 대출채권을 양도받게 되면 3월 말 기준 92.66%였던 OK저축은행의 예대율은 10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율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로 저축은행의 경우 감독 규정에 따라 예대율 100%를 초과하면 안 된다.

결국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예금을 더 확보해야 하는데 자금 조달 수단이 예금으로 한정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금리를 제시하는 것 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다.

실제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은 금리가 4.41%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준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업계 정기예금(24개월) 평균 금리는 3.37%로 이보다도 무려 1.04%포인트나 높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법정 최고금리 20%에 근접한 대출을 취급하고 있어 대출금리는 더 올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대출금리는 올리지 못하는데 자금 유치를 위해 예금 이자만 고객에게 더 내어준다면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