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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개인 빚더미] 시중은행 부실채권(NPL) 폭탄…2금융 물량은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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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개인 빚더미] 시중은행 부실채권(NPL) 폭탄…2금융 물량은 찬밥

‘은행 NPL’ 내놓는 대로 전량 소진…올해 2조5000억원 매각
저축은행, 대부업 ‘채권 매각’ 금지…NPL 누적에 부담만 가중

시중은행 NPL과 달리 저축은행 부실채권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면서 부실이 누적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명동 거리에 붙어 있는 대출 전단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시중은행 NPL과 달리 저축은행 부실채권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면서 부실이 누적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명동 거리에 붙어 있는 대출 전단지.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부실채권(NPL) 매각이 활발해지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매물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빚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면서 NPL 매각을 통해 연체율을 낮추고 있다.

반면 2금융은 시중은행 대비 열악한 차주의 NPL 물량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낮다. 또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가 채권 매각을 금지해 적극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2조5671억원의 부실채권을 상·매각했다. 작년 같은 기간(1조1841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지난 한 해 처분한 부실채권 규모(1조7655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NPL에 대해 매각하거나 장부에서 삭제하면서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은행별 상·매각 규모를 보면 하나은행이 7843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이 6462억원, 신한은행(6189억원), 국민은행(5177억원) 순이다. 지난 9월 말 은행권 연체율은 전달보다 0.04%p 하락한 0.39%를 기록했는데, 전달보다 2배 많은 3조원 규모의 분기 말 NPL을 상·매각한 영향이다.

NPL 상·매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은행에서도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 은행권 연체자 수는 9월 말 기준 13만4048명으로 1년 전(8만8021명)보다 52.3% 급증했다. 연체율 역시 3분기 기준으로는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래도 시중은행의 사정은 좀 낫다. 2금융권 대비 우량 차주가 많아 시장에서 소화가 잘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캐피털 등 2금융권에서도 NPL 매각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만큼 잘 팔고 있진 못하고 있다. 2금융권은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시중은행 차주 대비 열악하고, 다중채무자가 많아 매입 업체들도 리스크를 감안해 외면하는 실정이다.

저축은행 79개사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총 6조1330억원으로 1년 새 60.5%(2조3111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작년 6월 말 4.49%에서 올해 6월 말 5.65%로 1년 만에 1%포인트(p) 이상 악화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NPL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축은행 부실채권이 외면받는 상황”이라면서 “연체율이 높아지는 시점에서는 채권 상·매각을 통해 관리에 나서야 하는데, 은행권 매물 폭탄에 좀처럼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NPL 매각 금지 조치 이후, 저축은행의 NPL 매각 어려움이 더 커졌다는 주장도 있다. 그간 저축은행은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대부업 등에 채권을 매각해왔다. 코로나19 이후 금융당국은 차주들의 부담을 우려해 NPL채권 매각을 금지했다. 이후 저축은행에서 부실채권이 누적되자 정부는 캠코 외에 민간 F&I 등에 NPL 매각을 허용했다. 그러나 F&I는 원래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던 업체가 아니다. 이렇다 보니 매각 가격 협상 등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저축은행 채권 매각이 원활하지 않으면 해당 채권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거나 최종 손실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업계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조치가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 부담만 키웠다는 불만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중은행 NPL 물량 영향보다는 대부업 매각 제한이 실질적인 원인이다”라면서 “당시 당국에서 대부업에 채권을 매각하면 (채권추심 등의 이유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업권 사정을 고려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