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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업파산 급증…코로나 지원 종료·고금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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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업파산 급증…코로나 지원 종료·고금리 직격탄

11월 국내 법인 파산 1508건…지난해보다 68% 늘어
법인 파산 건수가 회생 건수 추월…'줄도산' 우려 커져

고금리 환경 속 코로나19 팬데믹 지원책이 종료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글로벌 공유 사무실 업체 위워크(WeWork)가 상장 2년 만에 파산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고금리 환경 속 코로나19 팬데믹 지원책이 종료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글로벌 공유 사무실 업체 위워크(WeWork)가 상장 2년 만에 파산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적으로 파산하는 기업이 최근 급증하면서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의 지원책으로 버텨왔던 한계기업들이 지원 종료와 고금리 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25일 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11월 국내 법인 파산은 15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97건)보다 68% 증가했다.
이는 법인 파산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20년 1069건을 웃도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경영 악화로 도산을 선언하는 기업이 회생 신청 기업 수를 추월하고 있다. 11월 기준 회생단독과 회생합의 사건은 1432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경영난으로 인해 폐업 절차를 밟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급등하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제공되었던 각종 지원책이 종료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정부는 저금리 대출과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기업 지원책을 시행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2020년 4월부터 총 5차례 연장되어 올해 9월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지원책이 종료되고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계 기업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외부감사 기업 2만5135곳 중 한계 기업은 3903곳으로 전체의 15.5%를 차지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 비용)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한계기업이 파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S&P 글로벌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해 9월까지 516개의 상장회사가 파산을 신청했다. 이 중 다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의 지원책으로 몇 년 동안 버텨온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 데이터 분석 업체 에픽 뱅크럽시는 11월 미국의 총 파산 건수는 3만7860건으로 전년 동월(3만1187건) 대비 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기업 청산은 2만2050건으로 지난해보다 14%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지원책 종료에 따른 한계기업의 파산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루노 앨버커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학자는 "좀비기업(한계기업)의 점유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에서도 파산한 기업 수가 전년 대비 13% 증가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스탯은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는 파산 기업 수가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기업 파산 건수가 3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나 기존 부채를 재융자해야 하는 기업은 높은 이자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누스핸더슨 자산운용사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향후 몇 년 동안 도미노 효과처럼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